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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조선의 아침
고요한 아침의 나라
잠이 덜 깨 시들어진 넥타이 부대의 행렬
남편도 아내도 아무 말 없다
신호 바뀌는 소리만 들릴 듯할 순간에
버스 엔진 소리 요란하다
차창 안에는 피곤한 손잡이들의 비명이
살고자 교수대 고리를 쥔 양복쟁이들을 조르는
아침의 중압감을 대신 지르는 듯
괴물의 두 눈은 잿빛 매연만 비추고
힘겹게 기어간 곳에 소화된 구두를 배설한다
배설물은 눈 앞의 고지를 올려다보고
고개 숙여 땅을 꺼트리고
고지에 정복당하러 들어간다
막막한 백지의 모니터를 뚫어버리고
귀를 막고 사오정이 되지 않으리라 주문을 건다
2008년 조선의 아침
아버지, 힘내세요
삼팔선은 넘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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