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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분대에서 내기를 한 적이 있다. 귀가 너무 커서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코끼리가 나오는 만화 영화의 제목 때문이었다. 모두가 ‘아기 코끼리 점보’라고 했는데, 나만 ‘아기 코끼리 덤보’라고 했다. 우리는 라면을 걸고 내기를 했다. 내가 이기면 5-6개의 라면을 받지만, 내가 지면 5-6개의 라면을 사야 했다. 분대원들은 당연히 ‘점보’가 맞다고 확신했고, 특히 내기 승률 100% 라는 김OO 병장님이 그랬다. 김OO 일병님은 ‘점보’가 맞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까지 해줬다. 하지만 나는 ‘덤보’라고 확신했다. 우리 분대는 중대원들에게까지 물어봤는데, 모두가 ‘점보’라고 했고 ‘덤보’라고 한 중대원은 김OO 상병님 한 명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지금이라도 포기하라는 제안을 거부했다. 결국 전화와 인터넷으로 확인한 결과…… ‘덤보’가 맞았다.
오늘 이 사건이 계속 떠오르면서 몇 가지 이어지는 생각이 있었다. 이 일이 하나의 비유가 된다는 것이다. 세상의 절대 다수가 맞다고 해도, 덕망이나 학싱이 있는 누군가가 말하고 설명하더라도, 타협의 손길이 있더라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그러니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나는 최춘선 목사님의 말이 생각났다. “진리는 고독해도 날로 더욱 담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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