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할머니2 2009.07.05., 2009.07.08. 할머니의 마지막과 영원 내게는 할머니가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나를 가장 아껴주셨기에, 내게 가장 잘 따르던 가족 구성원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할머니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다른 친척들 집으로 가서 몇 년을 보낸 후 내게 “너밖에 없다”며 우리집으로 되돌아왔을 때, 할머니는 애물단지가 되어있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늙어서 일도 잘 못하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다른 친척들과 가족들처럼 짜증의 눈초리로 대하게 되었다. 지난날 할머니는 아버지의 회초리로부터 어린 나를 지켜주었지만, 몸이 다 자란 나는 세상으로부터 할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할머니는 살아온 세월 동안 스스로를 지켜온 방법 그대로, 예수를 욕하고, 정치인을 욕하고, 자식들을 욕하고, TV 드라마 속 악역을 맡은 아줌마들을 .. 2024. 2. 27. 2009.01.19.-20. 꿈에서 할머니가 한 말 꿈을 꾸었다. 역곡이었나……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노인들만 살고 몰락해가는 곳이라는 점에서 역곡은 아니었지만, 꿈에서의 공간은 내가 어릴 때, 즉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이전의 역곡이었다. 나는 역곡중학교로 가는 길의 문구점과 지금은 구멍가게인 비디오 대여점 사이에 있었다. 그리고 어떤 할머니를 보았다. 물건을 파는 분이었는데, 힘겹게 목소리를 써가길래 도와드리고 싶었다. 나는 할머니가 서 있는 비디오 대여점 건너편으로 가서 그 곁에서 역곡 2동쪽으로 할머니가 하는 말을 대신 외쳐주었다. 할머니가 죽기 전에 동료 상인들과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역곡시장 쪽으로 향하며 길을 하나 건너고 S 약국 옆에 있는 허름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무얼 파는 곳인지도 몰랐다. 가게 안은.. 2023. 5. 2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