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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묵상록

2008.12.02. 스스로를 광야로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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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와서 깨달은 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이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자대에 왔을 때 모든 것이 최신식 시설이었습니다. 게다가 개인 침상에, 날마다 온수 샤워에, 쉬는 시간마다 TV 시청에 좋은 선임들까지! 하지만 자대 생활에 젖어가는 동안 하나님을 점점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일찍 발견한 것도 은혜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12보충대와 훈련소 시절에는 항상 하나님과 붙어 다니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그리스도의 생명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난 말라 죽는다, 하는 긴장으로 늘 마음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힘들고 고될수록 십자가를 묵상했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려고 했습니다. 가정과 교회와 캠퍼스에 두고 온 사람들과 연락할 수 없을수록 하나님과는 더욱 긴밀히 대화했습니다. 마치 바위 틈 은밀한 곳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만을 나의 위로와 힘으로 삼기 위하여 일부러 어떤 사진도 갖고 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대에 와서 성경 대신 TV 쇼 프로그램을 보며 킬킬대고 있을 때, 지켜왔던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끔찍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 실수하고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잊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장래에 어떤 자신의 모습을 꿈꾸십니까? 학창 시절과 청년 때 했던 순수한 고백들은 잊은 채, 나이 들어 집에다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란 현판 하나 걸어놓고, 일주일간 영이 아닌 돈 되는 일 하다가, 주말이면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예배당에 와서 ‘아이고 집사님, 안녕하세요 장로님’ 하고 있을 겁니까? 그러면서 대표 기도하러 나가서 ‘복을 주시옵고……’라고 할 겁니까? 저는 됐습니다!

아니, 이런 날이 오기도 전에 이 땅의 교회들이 생명력을 보존할 수나 있을까요? 우리는……굶주려야 합니다. 우리를 안락하고 나태하고 배부르게 하던 모든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굶겨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 갈망하도록, 김지하 시인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원했던 것보다 더 하나님을 목말라해야 합니다. 조미료에 길들고 오염된 혀를 씻어내고 날고기를 씹을 야성이 살아나도록, 피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우리는 그동안 보혈을 가장한, 무설탕이라고 속이면서 액상과당이 가득 든 토마토 주스를 몸에 좋다고 마셔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생명의 떡과 포도주를 섭취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북한의 성도들이 왜 강한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귀 있는 자들은 깨달을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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