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초면에 실례합니다만,
하나님을 모르는 경우와는 달리, 하나님을 '아는' 사람의 기도는 대화이며, 곧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다. 기도를 할수록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더 알아가게 되고, 칼뱅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나를 아는 지식은 동일하다고 했던 것과 같이, 하나님 안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더 알아가게 된다.
욥은 비참하고 황망한 상황에서 하나님께 기도한다. 모세는 참혹하고 참담한 상황에서 하나님께 엎드린다. 다윗은 짓눌리는 참람함과 억울함을 성전으로 끌고 나온다. 원망을 하더라도 홀로 앓지 않고 하나님께 고했다.
하나님은 상황의 변화나 사건의 해결, 또는 내적 변화에 앞서, 기도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알려주신다. 하나님의 광휘를, 비전을, 신실한 성품을, 포기 않는 사랑을, 크심을 겪은 이들은 한숨과 토로를 경배와 찬양으로 바꾼다. 바울 역시 십자가 뒤의 영광을 바라며 인내하고 감옥 속에서 찬양했다.
현실과 내면의 핍절함 속에서, 성령께서 광야로 예수님을 몰아내신 것처럼, 끝끝내 하나님께서는 나를 당신께 기도하고 의지하도록 몰아붙이는 은혜를 베푸셨다. 해결된 상황은 아무것도 없다. 다 적을 순 없지만, 악화일로뿐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은 태풍의 눈처럼 고요 속에서 나를 맞이하신다. 그 평강 안에서 나는 안전하다. 그뿐 아니라 기도할수록 하나님을 알아가며, 하나님이 더 좋아진다. 북클럽을 하며 나누는 교제도, 북클럽을 하며 알아가는 하나님과 지체들이 더 좋아진다.
고통 속에서 기도하며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은 풀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으나, 나를 번제의 연기로 하나님께 드리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풀무불 속에서 그리스도께서 함께하신다.
......이 모든 것이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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