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 목사님께 불려가 혼났다. 이렇게 글을 시작하니까 초등학교 저학년 그림일기 같다. 어쩌면 나는 진정 어린아이인지도. 나는 깨진 마음으로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서 이 곡을 불렀다. 후렴도 아닌 브리지 부분. 나는 더 이상 가사를 이을 수가 없었다.
“주님은 아시네……”
감은 눈꺼풀과 안구 사이에 물이 가득 찼다.
“……깨지고 상한……”
차오는 물이 눈의 용적량을 초과했는지 눈꺼풀이 부르르 떨린다.
“……감추인 나를……”
밤하늘에 유성 두 줄기가 긴 꼬리를 남긴다.
“……온전케 하시네”
별은 새가 되어 심긴다. 성숙한 열매의 소망을 품고.
“내 안의 연약함 모두 회복하시네”
그리고 이 곡과 함께 내 자대 생활 초에 많이 부른 곡들을 다시 불렀다. <아침 묵상 2>, <보혈>, <나의 맘 받으소서>, <예수는 나의 힘>…….
다들 가난하고 깨진 심령으로 주님께 드렸던 고백들이다. 그리고 이 곡을 다시 불렀다. 또 다시 같은 부분에서 울었다. 내 입술이 더 이상 곡을 진행시킬 수 없어 기도를 하였다. 첫 마디는 “감사합니다”였다. 오늘까지 나는 군대에서 정하신 하나님의 훈련이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곧바로 캠퍼스로 진출해도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오늘 다시 깨지고 나서야 왜 군 생활을 지속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바벨론과 같은 이 땅에서 계속해서 스바냐의 하나님을 알아가야 하는 것이다. 끝이 아니다. 나를 깨우치시고 교훈하시며, 가르치시고 인도하심에 감사드렸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시편 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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