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4.02.16.(금)
정리: 2024.02.16.(금)
누가복음 23:26-38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갈 때에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것을 붙들어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하더라 또 백성과 및 그를 위하여 가슴을 치며 슬피 우는 여자의 큰 무리가 따라오는지라 예수께서 돌이켜 그들을 향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보라 날이 이르면 사람이 말하기를 잉태하지 못하는 이와 해산하지 못한 배와 먹이지 못한 젖이 복이 있다 하리라 그 때에 사람이 산들을 대하여 우리 위에 무너지라 하며 작은 산들을 대하여 우리를 덮으라 하리라 푸른 나무에도 이같이 하거든 마른 나무에는 어떻게 되리요 하시니라 또 다른 두 행악자도 사형을 받게 되어 예수와 함께 끌려 가니라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두 행악자도 그렇게 하니 하나는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있더라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백성은 서서 구경하는데 관리들은 비웃어 이르되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 하고 군인들도 희롱하면서 나아와 신 포도주를 주며 이르되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 그의 위에 이는 유대인의 왕이라 쓴 패가 있더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주와 함께 십자가를 지고
어제는 가족 넷이서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열렸다. 어제 묵상의 결론(화요일 사건의 당사자가 내 십자가를 버렸지만, 나는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십자가를 새로 졌다는)을 같은 믿음을 가진 분에게 나누는데, 십자가를 버린 당사자가 방에서 듣다가 화가 나서(왜?) 나온 것이었다. 결국 넷 모두 나와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중간에 방으로 들어왔다. 내가 들어오고도 남은 셋이 한참 동안 이야기를 했는데, 중간중간 귀를 열어보니 역시나 여전히 답 없는 이야기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나는 방 밖으로 나가 초콜릿을 하나씩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자 분위기가 조금 풀렸다.
오늘이 되어 책들을 읽고 생각하는데, 닐 앤더슨의 『내가 누구인지 이제 알았습니다』를 읽으면서는 ‘선으로 악을 이기는(롬 12:21)’ 걸 내가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했다. 내 힘과 능력으로 할 수 없고(슥 4:6), 모든 높아진 것과 견고한 진을 파하는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고후 10:4-5)만이 이 싸움을 이길 수 있다. 악을 악으로 갚으려는 내 본성을 이기고, 내게 본래부터 결여된 선과 인내를 발휘하려면 당연히 위로부터 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훈련을 거쳐 본성이 변화되어 성장하고, 악을 선으로 갚으려는 마음을 지키는 싸움에서 이기려면 이 역시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필요하다. 내 십자가는 하루 지고 다음날 내려놓는 게 아니라, 예수님과 바울의 말처럼 날마다 져야 하는 것이다(눅 9:23, 고전 15:31).
구레네 사람 시몬도 이를 알았을 것이다. 그는 나중에 초대 교회의 성도가 되는데,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외면하고 죽일 때 그리스도의 짐을 지고 따른 비유대인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가 유월절 시기에 예루살렘에 있던 걸 보면, 당시에는 유대교에 귀의한 사람이었던 듯하다. 물론 유대인 제사장들이 상인들과 환전상들에게 성전 ‘이방인의 뜰’을 자릿세를 받고 내주었기에 그는 제대로 예배를 드릴 수 없었다. 하지만 예수께서 장사꾼들을 쫓아냈고, 이 일로 수익이 끊긴 제사장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해서 지금의 십가자형까지 받는 것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런 그가 예수님 가장 가까이서 삶과 죽음의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건 사랑하는 주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아름다운 특권이다. 주와 함께 받는 고난과 멍에는 생각보다 가볍다(마 11:30). 오히려 뒤에 올 영광을 바라며 환난 속에서 기뻐할 수 있다(롬 8:18, 롬 5:3-4, 롬 12:12). 점점 이 시기에 내게 주어진 내 십자가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으니, 힘써 지고 가보자. 평강이 내게 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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