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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22:54-62 | 지키지 못한 마음 - 배신과 재회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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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2.13.(화)
정리: 2024.02.13.(화)


누가복음 22:54-62

예수를 잡아 끌고 대제사장의 집으로 들어갈새 베드로가 멀찍이 따라가니라 사람들이 뜰 가운데 불을 피우고 함께 앉았는지라 베드로도 그 가운데 앉았더니 한 여종이 베드로의 불빛을 향하여 앉은 것을 보고 주목하여 이르되 이 사람도 그와 함께 있었느니라 하니 베드로가 부인하여 이르되 이 여자여 내가 그를 알지 못하노라 하더라 조금 후에 다른 사람이 보고 이르되 너도 그 도당이라 하거늘 베드로가 이르되 이 사람아 나는 아니로라 하더라 한 시간쯤 있다가 또 한 사람이 장담하여 이르되 이는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와 함께 있었느니라 베드로가 이르되 이 사람아 나는 네가 하는 말을 알지 못하노라고 아직 말하고 있을 때에 닭이 곧 울더라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지키지 못한 마음 - 배신과 재회

내 장담이나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다. 위기에 몰리거나 유혹에 물리면 내가 했던 말이나, 썼던 글이나, 먹었던 마음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나를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내 사람을 지키지 못했고 구하지 못했다. 나는 용기 없고 비겁한 사람이다.

그러나 주께서 베드로의 배신을 미리 아셨듯, 내 슬픔의 이유도 주의 뜻 가운데 나타난 일이라 믿는다. 예수님과 베드로가 그랬듯, 나의 경우에도 ‘사람들이 말하는 이별이 아닌 오랜 기다림’이기를. 아니, 노래 가사를 그대로 적었지만, 기다림이 오래지 않기를. 물론 기다리는 동안은 짧아도 오래인 것처럼, 심지어 영원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베드로가 자신의 맹세와 맹세를 지키지 못했음을 기억한 순간은, 맹세의 대상과 눈이 마주쳤을 때이다. 원망 없는 시선으로, 발을 닦아줄 때와 같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스승의 눈에 제자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그는 앞서 거세게 부인했던 것도 지키지 못할 만큼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터져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후 베드로는 수치와 부끄러움에 예수님과 함께한 모든 것을 잊고 이전 생활로 돌아가려 했다. 어부였던 그는 배에 올라 그물을 던졌다. 지난 3년 간의 시간을 한때의 아름답고도 슬픈 추억으로 가슴에 묻어두고 살려고 했다. 그러나 동료의 “주님이시다”는 한 마디에 몸이 반응하여 물로 뛰어들었다. 헤엄을 쳐서 다다른 새벽의 기슭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따뜻한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베드로는 젖은 몸을 불에 말리며, 완전한 용납과 사랑을 경험하고 그리스도와의 끊을 수 없는 관계를 회복했다.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어떨까. 서로를 몰랐던 때로 돌아가려 하지만, 서로를 다시 확인한 그 순간, 서로를 향해 뛰어갈 것이다. 떠나고 돌아서고 외면했던 지난날에의 원망과 아쉬움 따윈 하나도 없고, ‘그냥 마주 보고 좋아서 웃기만 할’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끊어지지도 헤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때가, 그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그리고 나보다 그리스도께서 사랑의 눈으로 이 글을 읽는 당신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당신과 그분의 눈이 마주치는 그 수간인 오기를 소망한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그 눈길에 그동안 쌓아왔던 마음의 성벽이 무너지고, 벌거벗은 순전한 자아가 온전히 용납받는 사랑을 경험하기를. 오랜 오해와 상처도 재회의 사랑에 모두 씻겨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이 순간부터 함께 기도하자. 그 사랑에 안기고, 그 안에서 우리 서로 사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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