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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23:44-56 | 십자가 주위의 사람들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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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주위의 사람들

작성: 2024.02.19.(월)
정리: 2024.02.19.(월)


누가복음 23:44-56

때가 제육시쯤 되어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하며 성소의 휘장이 한가운데가 찢어지더라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 백부장이 그 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이르되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 하고 이를 구경하러 모인 무리도 그 된 일을 보고 다 가슴을 치며 돌아가고 예수를 아는 자들과 갈릴리로부터 따라온 여자들도 다 멀리 서서 이 일을 보니라 공회 의원으로 선하고 의로운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들의 결의와 행사에 찬성하지 아니한 자라) 그는 유대인의 동네 아리마대 사람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그가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여 이를 내려 세마포로 싸고 아직 사람을 장사한 일이 없는 바위에 판 무덤에 넣어 두니 이 날은 준비일이요 안식일이 거의 되었더라 갈릴리에서 예수와 함께 온 여자들이 뒤를 따라 그 무덤과 그의 시체를 어떻게 두었는지를 보고 돌아가 향품과 향유를 준비하더라 계명을 따라 안식일에 쉬더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십자가 주위의 사람들

가장 밝아야 할 정오부터 3시간 동안 가장 어두워졌다. 참빛이 그 생명을 잃는 동안이었기 때문이다. 십자가 주변의 풍경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이들이 반짝인다.

로마 백부장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께서 의인이라고 고백한다. 수없이 많은 죽음을 보고 처형대에서 스러져간 죄인들을 봐왔을 그는 예수의 죽음에서 확연히 다른 무언가를 보았던 것이다. 다른 복음서에서는 그가 예수님의 죽음에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마 27:54, 막 15:39)라고 고백하는 장면도 나온다. 로마 병사들이 그리스도의 옷을 나누고 침 뱉고 조롱했지만, 백부장은 로마인 중에서 예수님을 바로 본 사람이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IVP) 2008년 10월호는 마가복음을 해설하며 19일자 EQT에 이렇게 적는다.

 

 백부장은 예수님의 죽음을 보고,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거합니다. 하지만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아무 죄가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이신데 고난을 받고 죽으셨다는 것입니다.

 

유대인 중에서도 그런 이가 있었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공회 의원이었으나, 다른 의원들과 달리 예수를 죽이려는 음모에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공회 대다수의 결의를 막지 못했고,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무도 인수하지 않는 예수의 시신을 받아 정성껏 장례를 치렀다. 장차 공회에서 축출당하거나 사회적‧정치적 죽음도 각오한 실천이었다.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온갖 음모를 꾸미고 누명을 씌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칠 때, 아리마대 요셉은 그 살기 어린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리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했다. 본문은 그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눅 23:51, 막 15:43)라고 설명하는데, 예수님이 아기 때 성전에서 영접한 두 노인 시므온과 안나와도 같은 소망의 인내(살전 1:3, 롬 5:4, 롬 15:4)를 가진 사람이란 걸 보여준다.

물론 아리마대 요셉은 이전까지는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었다. 다른 복음서에서는 그가 예수님의 제자라고 기록하는데(마 27:57, 요 19:38), 요한복음에서는 자신이 예수의 제자인 걸 유대인이 두려워 숨기다가 십자가 사건을 보고 오히려 용기를 내어 빌라도에게 나아갔다(요 19:38). 죽기까지 따르겠다던 베드로는 예수님이 잡히실 때 숨었지만, 반대로 숨어있던 요셉은 예수님이 잡히시고 분연히 일어났다.

그리고 예수님을 아는 자들과 갈릴리로부터 따라온 여인들이 있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넘기고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는 등 남자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났을 때, 여자 제자들은 십자가와 장례까지 예수님을 따랐다.

그런데 구경하러 모인 무리도 있었다. 이들은 메시아의 죽음을 보고 비탄에 잠겨 가슴을 치고 돌아갔다. 이들은 어쩌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던 무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고문받고, 십자가에서 남긴 말들을 듣고, 어둠 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생각과 마음이 바뀌었다. 십자가형을 집행했던 백부장처럼.

지금의 자리에서 예수에 대해 적대적이었거나, 아무 생각이 없었거나, 믿지만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기 부끄러웠거나, 존경하고 흠모해왔을 수 있다. 어떤 입장이었든 간에, 그리스도의 죽음을 깊이 생각하며 예수께서 의로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발견하기를 소망한다.

앞서 적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 2008년 10월호 19일자 인용문 바로 다음에는 이렇게 이어진다. 위아래 인용문을 연결해서 읽는 것을 권한다.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이 우리의 죽음과 연결될 때, 우리의 구원의 길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만이 죄의 결과로 주어진 인간의 죽음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죄가 없음에도 기꺼이 고난과 죽음을 택하신 바로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죄가 있는 인간에게도 죽음을 피할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가가 말하고자 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좋은 소식)입니다.

 

 한편 나로서는 요셉, 시므온, 안나처럼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고 있는가를 돌아본다. 구하는 자에게 후히 주시는 하나님께(약 1:5),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마 6:33) 일상과 인생을 살자. 모든 사명을 다하고 받을 안식을 바라고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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