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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since 2019.07(2023.01-04 제외)

마태복음 12:33-37 | 선령 충만(善靈充滿)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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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을 말리고자 나타난 아비가일

작성: 2025.03.19.(수), 21.(금), 22.(토), 24.(월), 05.08(목)
정리: 2025.05.01.(목), 03.(토), 08.(목)

 

마태복음 12:33-37

나무도 좋고 열매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열매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 그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선령 충만(善靈充滿)

말과 삶이 다른 나 같은 사람도 있지만, 말로 그 사람의 심성을 알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실은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얼마 전 군대를 거치며 교회를 떠난 청년과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얼마나 친밀하든 간에, 그 친구의 입에서 나오는 비속어와 거친 태도는 내 마음을 사포로 간 듯 상하게 했다. 그리고 흔히 전문가를 화나게 하는 방법으로, 조금 아는 사람 또는 잘못 아는 사람이 전부 아는 것처럼 말하기가 있는데, 그 친구가 보인 교만한 태도가 딱 그러했다. 조롱과 비아냥은 자신이 입에 담는 대상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길 때 나오는 말인데, 이 역시 그에게서 나왔다. 결국 언쟁 비슷하게 투닥거리다 헤어지기로 했다.

끝내 밝힌 그가 교회를 떠난 이유를 짚어보면, 청년 몇 명이 자신을 뒤에서 비방하는 걸 들은 모양이다. 이들이 겉으로는 은혜로운 언어를 말하고 열렬히 하나님을 찬양했으나, 뒤로는 자신을 안 좋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배신감을 느낀 듯하다. 충격을 받은 그는 교회라는 집단 자체를 증오하게 되었다. 교회를 떠난 그는 시간이 지나 자신을 무시한 이들을 ‘별것도 아닌 것들’로 여겨 오히려 자신이 무시하기로 했다. 그의 정신적 승리는 상처를 극복하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의 상태를 악화시켰다. 무시와 모욕을 주고받는 관계를 역전하여 다른 이들을 낮잡아보자, 상대적으로 그 자신이 냉소적이고 교만해진 것이다. 심지어 비열해지기까지 했다. 어차피 관계 역전이라는 것도 자신의 내면에서만 일어난 일이니, 인터넷 악플러처럼 남에게는 통하지 않는 자신만의 논리에 조롱을 섞어 돌려칠 뿐이다. 그러기에 논리로는 자신이 밀린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대학 시절, 수년 동안 헌신해온 선교단체에서 몇 명의 리더들이 나를 안 좋게 이야기하는 걸 알았다. 내가 모난 구석이 있긴 했지만, 리더들이 권면이 아닌 뒷이야기로 내 흉을 본 것 같아 배신감을 느끼고 매우 분노했다. 앞서 말한 교회를 떠난 그 청년이 집단 모두를 싸잡아 위선자로 여겼듯, 나 역시 겉으로는 사랑을 말하나 속으로는 비열한 이 단체를 위선적이다 못해 해악이고 없어져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누구에게라도 따지며 들이받고 싶었는데, 마침 동아리방에 학생 대표가 앉아 있었다. 나는 잘 걸렸다며 그 여학생에게 화를 토해냈다. 사건과 무관한데도 난데없이 공격받은 대표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로 나중에 내 마음이 회복되어 공동체와 화해했고, 대표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나는 속한 단체와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당시에는 마음에 분노와 독이 가득 차 터져나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애먼 사람을 공격해선 안 되는 거였다. 글을 쓰는 지금 다윗이 생각난다. 그는 군권을 손에 쥔 왕이자 장인이 자신을 죽이려고 일생을 걸었고, 어릴 적부터 자라며 알아 온 동무들에게도 외면받고 배신당했으며, 자신이 구해준 마을이 자신이 필요할 때 자신을 팔아넘기려 했고(삼상 23:1-14), 혈육마저 자신을 축출하고 왕위와 사람들을 찬탈하며 모욕했다. 하지만 다윗은 자신의 억울함과 울분을 사람에게 풀지 않고 하나님께 토로하였고,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고 새로운 비전을 주어 일으키셨다.

과거 한때 나발이란 악인에게 칼을 빼들었던 적이 있었으나, 아비가일의 만류로 칼을 도로 집어넣었다. 원수 갚는 걸 자신이 하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자 하나님께서 일하셨고(롬 12:19), 다윗을 말린 아비가일은 지혜롭다고 칭송받는다. 나와 남을 상하게 하지 않고 하나님께 의지하는 것이 지혜와 명철이다.

과거 신동아그룹의 최순영 회장은 잘 나가는 기업인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비리 경영인이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소위 ‘옷 로비 사건’으로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자신의 경영 실패로 그룹이 해체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룹을 수사한 당시 정권이 거짓을 뒤집어씌워 기업을 빼앗았다고 주장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정권과 연관된 정치 세력을 비난하고 있다. 그의 입장에선 복수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어리석음도 많다. 전광훈은 대통령 출마 기자회견에서 누구에게든 무슨 질문도 다 받는다고 해놓고, 몇 초 뒤 비판 논조의 기자가 손을 들자 질문을 불허하고 지지자들을 시켜 기자를 쫓아내기까지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중학생이 사상대회에서 풍자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해당 대회를 수사하고 정권 차원에서 압박했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싫은 소리를 듣자 기자회견 자체를 없애버렸고, 군중 속에서 질문이나 반대 반대의 소리가 들리면 경호원들이 튀어나와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내쫓았다.

복수심과 분노를 살아가는 동력과 의지로 삼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복수할 만큼 힘을 키울 수도 있고, 복수에 성공할 수도 있다. 복수는 통쾌함을 주기도 하고, 많은 문화 콘텐츠의 주요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복수하며 자신을 망가트리고 또 다른 죄를 짓기를 원하지 않으신다. 원수 갚는 걸 하나님께 맡기라는 말은 복수를 포기하고 억울함을 참으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서서 의로운 재판관과 집행자가 되어 대신 친히 갚아주신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적 복수의 재판장이 되는 건 월권이기도 하다.

다윗이 나발을 쳤다면 그는 공의로운 왕으로서 백성을 재판할 정당성을 잃었을 것이다. 오히려 사사로운 사람으로 알려져 자신의 복수를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는 사울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아비가일을 보내주셨다.

나는 위의 그 친구에게 지혜로운 사람이 되지 못했다. 다만 구하는 것은 그 친구에게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하나님의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을 보내주시기를. 그리고 이 어리석은 나에게도 성령 충만한 현인을 보내주시기를.

5월 8일 어버이날인 오늘은 일터에서 내게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며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여기서 일하면서 내 미숙함이 더 드러나고, 점점 더 멍청해지는 것 같다. 직접 언급은 안 했지만 신경정신과 검사를 받아보란 말까지 듣다니.

그래서 내게 지혜가, 또는 지혜자가, 아니면 지혜를 일으킬 아비가일 같은 누군가가 필요하다. 4월 21일에 만난 사람과 다시 보기를 원하지만, 내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이번에도 다를 수 있다(사 55:8-9). 누구보다 지혜로우신 하나님의 뜻과 내 뜻이 일치하기를. 그러려면 성령 충만밖에는 답이 없다. 그리고 지혜를 위해 성령을 구하기보다, 지혜가 성령 충만의 결과니, 하나님과 풍성한 관계를 누리는 것 곧 성령 충만을 먼저 구하길.

하나님께서는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신다고 하셨다(눅 11:13). 주님, 나로 주의 지혜로우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그리고 구하지 않는 그 친구에게도 은혜와 자비로 찾아가 주소서. 내가 기도해온 모든 사람에게도 그리하소서. 친히 찾아오실 때가 아니라면 하나님께로 시선을 이끌 지혜자를 보내주소서. 연약한 나를 도우소서. 우리가 악을 제하고 선하신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의 열매를 맺어, 입으로 손으로 선한 열매를 내어 나누게 하소서. 친히 약해지셔서 나의 약함을 아시며,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첫 열매이신 영원한 창조의 지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아멘.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사역 후원 및 자율 헌금: 하나은행 748-910034-87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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