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4.08.20.(화)
정리: 2024.08.20.(화)
사도행전 26:24-32
바울이 이같이 변명하매 베스도가 크게 소리 내어 이르되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 하니 바울이 이르되 베스도 각하여 내가 미친 것이 아니요 참되고 온전한 말을 하나이다 왕께서는 이 일을 아시기로 내가 왕께 담대히 말하노니 이 일에 하나라도 아시지 못함이 없는 줄 믿나이다 이 일은 한쪽 구석에서 행한 것이 아니니이다 아그립바 왕이여 선지자를 믿으시나이까 믿으시는 줄 아나이다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이르되 네가 적은 말로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 바울이 이르되 말이 적으나 많으나 당신뿐만 아니라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도 다 이렇게 결박된 것 외에는 나와 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원하나이다 하니라 왕과 총독과 버니게와 그 함께 앉은 사람들이 다 일어나서 물러가 서로 말하되 이 사람은 사형이나 결박을 당할 만한 행위가 없다 하더라 이에 아그립바가 베스도에게 이르되 이 사람이 만일 가이사에게 상소하지 아니하였더라면 석방될 수 있을 뻔하였다 하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지성과 영성, 그리고 용기
바울은 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총독에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론 자리에서, 자신이 왜 유대인들이 고소한 일을 하게 되었는지의 역사를 밝힌다. 그러려면 핍박하는 자에서 핍박받는 자가 된 이유, 즉 예수를 만난 일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울의 변론에 베스도는 바울이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미친 게 아닌가라며 소리쳤다. 잘 알려져 있듯이 바울은 바리새파 3대 랍비 중 하나인 가말리엘의 문하에, 그것도 소년 시절부터 입문하여 수학했고, 열정적인 학문 탐구와 행동하는 지성으로서 이대로만 가면 산헤드린 공의회원은 물론 가말리엘의 뒤를 이을 촉망받는 청년이었다. 그랬던 바울이 이름까지 바꾸고 배움의 끝에 학문적 입장을 뒤집는다? 오늘날 서울대학교 교수가 어느날 예수님이 진짜 있다고 주장하며 교수직을 버리고 위험 지역에 선교하러 가겠다면 다들 베스도처럼 반응할 것이다.
지성적인 사람은 믿음을 갖는 게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한가? 믿음은 비이성적이고 반지성적인가? 글쎄, 사람이 사람을 만나듯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있던 일 그대로 말하는 데에 이성적이냐 지성적이냐는 상관없는 것 같다. 바울은 그저 누군가를 만난 이야기를 말할 뿐이다.
지성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 변증으로 하나님을 전달하려는 노력도 있다. 국제복음주의학생회 IFES는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대개 IVF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 IVF의 직전 슬로건은 ‘지성 사회 복음화’였다. 현재는 ‘캠퍼스와 세상 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확장했지만.
하버드대학교 시작된 베리타스포럼은 미국과 유럽 대학의 지성들에게 믿음이 필요한 이유를 나누고 있다. 나는 감사하게도 2018년 ‘베리타스포럼 고려대학교’의 탄생을 지켜봤고, 이후 코로나 대유행 직후 열린 포럼에 참석할 수 있었다.
’88 서울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총괄했고,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박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으로 꼽힌다. 그는 1970년대 무신론자로서 기독교계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지만, 2000년대 들어 회심하여 2010년 그 유명한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썼다. 이후 작고할 때까지 인문학과 신앙에 관한 글과 강연을 이어갔다.
하버드 교수를 역임한 토론토대학의 조던 피터슨은 전 세계의 청년들을 매료하는 현 시대의 지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2-30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는 불과 몇 년 전에 회심하고, 최근에는 기독교계를 깨우치는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수를 믿는 게 미쳐서 그러는 게 아니라 최고의 지성을 가진 이성적인 사람들도 오랜 고찰과 숙고, 대화와 토론, 인생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전하는 것이란 예는 수없이 많다. 특히 리 스트로벨 기자는 성경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걸 증명하려고 증거를 모으다가 예수를 전하는 사람이 되었다.
한편 바울의 변론에 아그립바 왕은 안디옥에서부터 유행한 ‘그리스도인’이란 용어를 써가며 놀라워했다. 바울은 유대계인 아그립바 왕에게 선지자를 믿으시냐고 물었는데, 이는 왕도 성경을 믿으니 응당 성경이 증거한 예수를 믿으셔야 한다는 권유였다. 또한 바울은 자신이 결박당한 것만 빼면 모두가 자신처럼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하나님께 원한다고 했다.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여기거나 미쳤다고 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바울처럼 담담하고 담대하고 복음을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길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는 해왔지만, 나와 계속 얼굴을 봐야 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가족에게는 어렵다. 그런데 이어령 박사는 “성경에 이미 "너희가 내 이름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나중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라는 말이 쓰여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받는 조롱과 공격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아요. 화내지도 않습니다”라고 반응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바울과 이어령, 조던 피터슨과 같은 예리하고 번뜩이는 지성과, 하나님과 세상을 향한 애정, 복음을 담대히 증언하는 용기 주시기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과 이웃과 세계의 모두가 그리스도를 알고 바울과 같이 예수를 따르며 증거하기를. 우선 나부터.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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