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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하 9:1-13 | 은혜를 갚으며 베푸는 자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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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5.11.(토)
정리: 2024.05.11.(토)


사무엘하 9:1-13

다윗이 이르되 사울의 집에 아직도 남은 사람이 있느냐 내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그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리라 하니라 사울의 집에는 종 한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시바라 그를 다윗의 앞으로 부르매 왕이 그에게 말하되 네가 시바냐 하니 이르되 당신의 종이니이다 하니라 왕이 이르되 사울의 집에 아직도 남은 사람이 없느냐 내가 그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고자 하노라 하니 시바가 왕께 아뢰되 요나단의 아들 하나가 있는데 다리 저는 자니이다 하니라 왕이 그에게 말하되 그가 어디 있느냐 하니 시바가 왕께 아뢰되 로드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의 집에 있나이다 하니라 다윗 왕이 사람을 보내어 로드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의 집에서 그를 데려오니 사울의 손자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이 다윗에게 나아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매 다윗이 이르되 므비보셋이여 하니 그가 이르기를 보소서 당신의 종이니이다 다윗이 그에게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내가 반드시 네 아버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네게 은총을 베풀리라 내가 네 할아버지 사울의 모든 밭을 다 네게 도로 주겠고 또 너는 항상 내 상에서 떡을 먹을지니라 하니 그가 절하여 이르되 이 종이 무엇이기에 왕께서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 하니라 왕이 사울의 시종 시바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사울과 그의 온 집에 속한 것은 내가 다 네 주인의 아들에게 주었노니 너와 네 아들들과 네 종들은 그를 위하여 땅을 갈고 거두어 네 주인의 아들에게 양식을 대주어 먹게 하라 그러나 네 주인의 아들 므비보셋은 항상 내 상에서 떡을 먹으리라 하니라 시바는 아들이 열다섯 명이요 종이 스무 명이라 시바가 왕께 아뢰되 내 주 왕께서 모든 일을 종에게 명령하신 대로 종이 준행하겠나이다 하니라 므비보셋은 왕자 중 하나처럼 왕의 상에서 먹으니라 므비보셋에게 어린 아들 하나가 있으니 이름은 미가더라 시바의 집에 사는 자마다 므비보셋의 종이 되니라 므비보셋이 항상 왕의 상에서 먹으므로 예루살렘에 사니라 그는 두 발을 다 절더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은혜를 갚으며 베푸는 자

본문을 더 잘 이해하려고 자료를 찾다 보니, 로드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이란 사람에 대해 전에는 알지 못했던 정보를 알았다. 그는 므낫세 지파 사람으로, 요단 강 건너 길르앗 야베스에 속한 로드발에 살고 있었다. 과거, 길르앗 야베스가 블레셋 민족의 침입을 받을 때 베냐민 지파 출신 사울이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소집하여 블레셋을 격퇴하고 길르앗 야베스를 구한 적이 있었다. 40년 뒤 블레셋이 전투에서 사울과 그 아들 요나단을 죽이고 시신을 능욕하자, 길르앗 야베스 주민들은 블레셋에 내걸려 전시된 왕과 왕자의 시신을 되찾아와서 장례를 치렀다.

사울과 요나단의 전사 소식에 사울의 집에선 5살 난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유모가 들고 피신을 가다가 아이를 떨어트렸고, 므비보셋은 영구 장애를 입는다. 므비보셋을 챙긴 이들은 사울과 요나단의 시신을 수습한 길르앗 야베스로 갔고, 그곳의 마길이 이들을 거두어 돌보았다. 길르앗 야베스는 40년 전 사울에게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갈 곳 잃은 사울의 자손마저 챙겼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시겠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출 20:6, 34:7, 신 5:10, 7:9), 길르앗 야베스도 그럴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을 외적에게서 구한 기드온 같은 사사가 사망하면 곧바로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사의 업적을 잊고, 하나님과 사사의 자손을 홀대하며 배반해왔던 이스라엘과 비교해보면,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목숨을 다해 은혜를 은혜로 갚는 길르앗 야베스 주민들이 대조적으로 빛난다. 이들은 사울 일가가 몰락하고 힘이 빠졌다고 해서 버리거나 외면하지 않고, 장애인 소년 므비보셋을 장성하기까지 돌보며 혼사까지 챙겼다.

은혜를 기억하고 움직인 이가 또 있다. 바로 요나단 덕분에 여러 차례 목숨을 건진 다윗이다. 그는 사울의 씨를 말리려는 게 아니라, 요나단에게 받은 은혜를 갚고자 사울의 자손을 찾았다. 굳이 요나단의 자손이 아니더라도 은혜를 베풀 참이었다. 다윗은 마침 요나단의 아들을 찾았고, 자신의 아들처럼 여기며 왕자로 대우하며, 사울 일가의 토지와 재산을 돌려준다(토지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차지할 때 제비 뽑아 받은 몫대로 배분한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훗날 다윗이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급히 도망갈 때, 로드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은 집안의 식량을 긁어모아 다윗을 맞이한다. 그에게 다윗은 사울 일가를 몰락시킨 찬탈자가 아니라, 므비보셋의 지위와 재산을 회복한 고마운 왕이었다. 실제로 사울과 요나단을 죽인 것은 외적 블레셋이었지 다윗이 아니었으며, 사울의 다른 아들 이스보셋을 죽인 것은 다윗의 휘하 요압이었지만 그는 이 일로 다윗이 저주까지 한 사람이었다. 피난길의 다윗을 저주한 건 오직 사울의 다른 친족 게라의 아들 시므이였다. 다윗은 시므이가 저주할 만하다며 시므이를 죽이려는 다윗의 부하를 만류했다.

마길은 객식구로서 자신의 식량을 소비하며 다친 몸이라 일도 돕지 못하는 므비보셋을 오랫동안 돌봤고, 이 므비보셋을 높인 다윗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그의 입장에선 오래 전에 받은 은혜를 갚는 것이지만, 몰락하고 힘을 잃었으며 출신 지파도 다른 왕족들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었다. 게다가 그의 동네 로드발은 ‘목초지가 없는’이란 뜻으로, 자원과 물자가 풍부하지도 않은 땅이었다. 그는 자신도 살기 빠듯한데 ‘힘에 지나도록’ 빚진 자의 심정으로 은혜를 갚으며(베풀며) 살아온 것이다. 그는 거의 반 세기 전 딱 한 번 받은 은혜에 비해 훨씬 더 감사하며 베풀고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간혹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가득한 노인들이 희생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신앙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왜 그렇게 사냐는 PD의 질문에 ‘예수 십자가의 은혜를 갚을 길이 없는데, 평생 나누며 살아도 못 갚을 은혜요, 나는 부족한 사람입니다’는 식으로 답하는 걸 듣는다. 자신을 위해 예수님이 진 단 한 번의 십자가 희생에 평생 감사하며 사는 것이다.

나는 사사 시대의 사람들처럼 매일의 삶에서도 하나님을 배반하고 하나님께서 내게 더 주지 않아서 아쉬워하는데, 마길의 삶의 자세는 내게 울림을 준다. 요며칠 묵상의 주제가 된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를 다시 생각해보고, ‘예수 십자가에 흘린 피’로 나를 영벌에서 옮겨 영생이신 하나님과 함께 거하게 하신 은혜에 평생 감사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생각한다.

나아가 예레미야애가의 이 구절도.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애 3:22-23) 전쟁의 위기에, 자신은 동족들에게 비난당할지라도, 자고 일어났더니 우리 민족이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예레미야. 무방비 상태로 잘지라도 우리를 진노로 쓸어버리지 않고 오히려 돌보시는 하나님. 그래서 숨쉬며 살아있는 것에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다. 그러니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시 150:6) 배신자에서 돌이켜 은혜를 알고 은혜에 감사하는 자로, 은혜를 나누는 자로 살기를, 내게 은혜 베푸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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