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4.03.08.(금)
정리: 2024.03.08.(금)
사사기 5:24-31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은 다른 여인들보다 복을 받을 것이니 장막에 있는 여인들보다 더욱 복을 받을 것이로다 시스라가 물을 구하매 우유를 주되 곧 엉긴 우유를 귀한 그릇에 담아 주었고 손으로 장막 말뚝을 잡으며 오른손에 일꾼들의 방망이를 들고 시스라를 쳐서 그의 머리를 뚫되 곧 그의 관자놀이를 꿰뚫었도다 그가 그의 발 앞에 꾸부러지며 엎드러지고 쓰러졌고 그의 발 앞에 꾸부러져 엎드러져서 그 꾸부러진 곳에 엎드러져 죽었도다 시스라의 어머니가 창문을 통하여 바라보며 창살을 통하여 부르짖기를 그의 병거가 어찌하여 더디 오는가 그의 병거들의 걸음이 어찌하여 늦어지는가 하매 그의 지혜로운 시녀들이 대답하였겠고 그도 스스로 대답하기를 그들이 어찌 노략물을 얻지 못하였으랴 그것을 나누지 못하였으랴 사람마다 한두 처녀를 얻었으리로다 시스라는 채색 옷을 노략하였으리니 그것은 수 놓은 채색 옷이리로다 곧 양쪽에 수 놓은 채색 옷이리니 노략한 자의 목에 꾸미리로다 하였으리라 여호와여 주의 원수들은 다 이와 같이 망하게 하시고 주를 사랑하는 자들은 해가 힘 있게 돋음 같게 하시옵소서 하니라 그 땅이 사십 년 동안 평온하였더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야엘의 결단
드보라와 바락은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은 다른 여인들보다 복을 받을 거라고 노래하며 축복한다. 야엘은 혈통으로 따지면 이스라엘과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모세의 장인 호밥부터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었는데, 다만 그는 모세와 교류하며 하나님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호밥의 자손 겐 민족 중 헤벨이라는 남자는 민족과 가문으로부터 독립하여 따로 족장이 되었다. 헤벨은 제법 세력이 있었던지 야빈 왕과 평화 조약까지 맺었다. 야엘은 이 헤벨의 아내였다. 호밥으로부터 세대가 지날수록 점점 이스라엘과 멀어졌고, 이제는 이스라엘의 원수 가나안과 동맹까지 맺은 무리의 안주인인 것이다. 오늘날로 치자면, 할아버지에겐 믿음이 있었으나 손녀인 자신은 어릴 때 교회 다녀본 정도쯤 될 것이다.
야엘은 시스라가 호위병도, 전차도 없이 달랑 몸만 건져서 찾아온 것을 보고 전쟁의 승패를 파악했을 것이다. 헤벨 없이 야엘은 선택해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동맹 관계이니 시스라를 잘 모셨다가 가나안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었지만, 야엘은 생각했다. 불패의 전차 부대를 이끌고 반란군을 진압하러 간 명장이 병력을 전부 잃고 단기로 몸을 숨기러 왔다. 지치고 갈증 나도 보좌할 병사 한 명 곁에 없이 여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스라는 이제 이불 덮고 누워 무방비로 자고 있었다. 야엘은 눈앞에서 일어나는 이 놀라운 장면이 우연이 아니라고 여겼다.
그녀는 결정을 내린다. 책임지고 있는 무리가 가나안과 척지더라도, 나아가 자신이 남편과 척지더라도, 조상의 하나님, 농기구를 든 이스라엘로 가나안의 전차 부대를 이기게 하신 하나님 편에 서기로 했다. 약체 이스라엘이 강한 가나안을 이겼듯, 규방 여인 야엘은 대장군 시스라를 처단했다. 그녀에겐 남편의 의사보다 하나님 편에 서서 악하고 강한 자를 끊는 게 더 옳고 중요했다. 어차피 가나안이 자랑하던 부대는 전멸했고 시스라를 제거해도 야빈은 보복하러 나아올 수 없었다. 이제는 이스라엘이 대세였고, 불가능한 싸움을 이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시스라의 모친은 아들을 기다리며 시녀들과 주고받은 말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드러냈다. 남의 생명과 재산을 칼로 약탈하고 얻어온 것으로 누리던 인생이었던 것이다. 사람을 납치하여 욕망을 채우고, 노예로 삼고, 아예 지역을 정복하여 착취하던 삶이었다. 현대의 악덕 고용주보다 더 악한 이들은 망하였고, 주를 사랑하는 자들은 해가 힘 있게 돋음 같이 찬란하게 승리했다. 승리의 결착을 짓고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연결 고리를 걸 못을 박은 이는 이방 여인 야엘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야엘의 지혜와 분별력과 결단력과 용기와 의지와 실행력을 주시기를.
내 삶에선 승리가 있을까. 수요일 저녁부터 계속 후회가 든다. 그 차를 타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쉬움 속에서 수요일 밤을 보내며 컴퓨터로 찬양을 듣다가 처음 듣는 곡에서 하나님의 위로를 받았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내 영혼에게 찬양하라는 가사였다. 하지만 패배감과 답답함과 공허 속에서 목요일을 허우적거렸다.
그런데 어제인가 오늘 아침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호세아의 사랑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나는 호세아의 원수였다고.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하여, 한두 사람만 아프면 되지 않을까. 내가 내려놓으면, 하나님께서 최선의 길을 허락하시지 않을까. 그런데 한두 사람은 아파도 되는 걸까. 하나님께서 특별히 일하시지 않는다면 이 한두 사람은 평생을 아프며 아쉬워할 텐데.
미래의 가정을 아무리 해도 결론은 알 수 없다는 걸로 끝난다. 그리고 일어난 과거를 자책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무모하다. 그럴 기회조차 주어지기 어려우니. 덩그러니 현재에 버려진 채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맡겨드린다. 이 과거와 현재를 최선의 미래로 완성하시는 합력할 퍼즐 조각으로 삼아주시기를. 내가 잘못하고 절제하지 못한 부분마저도.
나는 또 패배하고 넘어진다. 생기를 잃고 말라비틀어진 가랑잎 같다. 하지만 이 폭풍 속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으로서 찬양받기에 합당하신 분이기에 하나님을 찬양한다. 찬양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회복시키고 일으키신다. 나는 망했으나 아주 망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새 길을 내시고 새 일을 행하실 것이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시 37:23-24)
심장에 상처가 난 한두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 하나님을 알고 찬양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를 부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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