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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6:1-10 | 하나님의 용서, 나의 용서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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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3.11.(월)
정리: 2024.03.11.(월)


사사기 6:1-10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칠 년 동안 그들을 미디안의 손에 넘겨 주시니 미디안의 손이 이스라엘을 이긴지라 이스라엘 자손이 미디안으로 말미암아 산에서 웅덩이와 굴과 산성을 자기들을 위하여 만들었으며 이스라엘이 파종한 때면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 사람들이 치러 올라와서 진을 치고 가사에 이르도록 토지 소산을 멸하여 이스라엘 가운데에 먹을 것을 남겨 두지 아니하며 양이나 소나 나귀도 남기지 아니하니 이는 그들이 그들의 짐승과 장막을 가지고 올라와 메뚜기 떼 같이 많이 들어오니 그 사람과 낙타가 무수함이라 그들이 그 땅에 들어와 멸하려 하니 이스라엘이 미디안으로 말미암아 궁핍함이 심한지라 이에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라 이스라엘 자손이 미디안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부르짖었으므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한 선지자를 보내시니 그가 그들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내가 너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며 너희를 그 종 되었던 집에서 나오게 하여 애굽 사람의 손과 너희를 학대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너희를 건져내고 그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고 그 땅을 너희에게 주었으며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기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 너희가 거주하는 아모리 사람의 땅의 신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였으나 너희가 내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셨다 하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하나님의 용서, 나의 용서

보통은 사사기의 반복되는 사이클을 보며 이스라엘의 답답함을 보고, 이에 자신을 비춰보기 마련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인터넷 유행어도 사사기 이스라엘의 망각과 실책의 숱한 반복에는 한 수 접어야 할 지경이다. 이스라엘은 절박한 때에 하나님께 부르짖고, 하나님께서 건져주시면 평안해진 그들은 다시 하나님을 배신한다. 이러기를 수백 년 동안 반복한다. 나 역시 날마다 그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의 무너짐이나 앞으로 마음을 잘 지켜야겠다는 결의에 집중하기보다도, 때에 염치없이 하나님을 찾는 우리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잡아주시는 하나님께 시선이 간다. 언제나 어느 때라도, 내게 어떠한 부끄러움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내 손을 거절하지 않으신다. ‘네가 나를 거절했으니 나도 너를 거절하겠다’고 하지 않으신다. 다른 모든 사랑을 거쳐 마지막에 하나님을 찾아도, 하나님은 귀 기울여 들으시며 침묵하지 않고 말씀하신다.

이 사랑을 구약 시대에 삶을 표현해야 했던 선지자가 호세아였다. 그는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아내를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되찾아온다. 그동안 그의 마음은 찢어졌지만,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랑하기에 감내해야 했고, 감내하기로 했고, 감내했다. 이것이 그의 사랑이고, 하나님의 사랑이다.

다만 하나님은 당신을 찾는 이스라엘에 전에 어떻게 하나님과 지내왔는지를 되짚으며 상기시키신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은혜를 베푸셨고,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을 상하게 했는지를 언급하신다. 하나님과의 행복한 기억은 길고 자세히 말씀하시되, 이스라엘이 배반한 역사는 짧게 요약하여 한 문장으로 지적하신다. 발언 순서와 구조를 분석해보면, 짧지만 강하게 표현하신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좋은 기억들을 부각하면서도.


관련하여 오늘 독서 모임에서 나눈 톰 라이트의 『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IVP 역간) 176-178쪽을 보면, 용서는 관용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악을 별일 아닌 것으로 넘기고 포용하는 게 아니라, 악을 분명히 규정하고 배제하여 처리하고, 악을 저질렀던 관계가 악을 저지르지 않았을 때 혹은 그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용서의 힘겨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용서는 그 일이 일어난 사실을 직시하고, 그 일이 우리 사이를 가로막지 못하도록 치워 버리려는 도덕적 의지를 가지고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것”(p. 178)이다. 이토록 용서는 어렵지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한편, 『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십자가에 아들을 죽이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시고 받아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 위기와 절망의 원인을, 그리고 내 실책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하나님을 사랑하여 동행의 순간과 기억들을 더 만들어 가기를. 그리고 이 하나님의 사랑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알며, 내가 이 사랑으로 더 사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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