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속박과 자유
저자는 죄를 잊으려하는 현대의 풍조를 지적한다. 죄는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주제로 삼기에 불쾌한 주제가 되었다. 어떤 철학자들은 크게 오해하여 기독교가 죄인과 죄를 ‘만들어내는’ 종교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기독교가 사람들에게 정죄감을 주어 옭아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는 자유케 하는 복음을 말하지 않는 반쪽짜리 극대화이다. 무죄한 사람을 죄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죄인 됨을 정직하게 직면하는 것, 그리고 그 죄를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사하여졌다는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죄를 죄라고 말하는 것도 필요하고, 진리로 이끄는 죄에의 인식도 필요하며, 이로 인해 그리스도를 알 길이 열린다.
저자는 반대의 극단, 즉 과중한 죄책감을 주어 정말로 사람을 옭아매는 행태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그건 자유케 하는 진리와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아예 상반된다.
나는 이런 양 극단의 ‘비진리’를 보며 이단 종파 두 군데가 떠올랐다. 하나는 S다. 신천지를 비롯한 행위 구원 이단은 신자의 정죄감을 극도로 자극한다. 믿는 사람이 어떻게 이리 죄를 지으며 살 수 있냐는 것이다. 사람이 죄로 인한 두려움과 하나님께 송구함을 느낄 때, S 같은 이단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그들을 이끌지 않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도록 유도한다.
반대의 극단에는 G파가 있다. 이들은 성화(聖化)가 없기 때문에 죄책감을 애써 지운다. 최근 뉴스를 떠들썩하게 한 아동 성범죄자 C가 G파 집안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좌로나 우로나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정도(正道)를 가기 위해선 과도하지 않은 정직함이 필요하다. 또한 영과 진리로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나님을 알아가고, 공동체와 교제하며, 광야 인생을 분별해가며 걸어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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