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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군대(2008.10.14.-2010.08.25.)

아가 2:1-7 | 사랑을 일구는 삽질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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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8.10.24.(금)
정리: 2024.03.12.(화)


아가 2:1-7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 남자들 중에 나의 사랑하는 자는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구나 내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그 열매는 내 입에 달았도다 그가 나를 인도하여 잔칫집에 들어갔으니 그 사랑은 내 위에 깃발이로구나 너희는 건포도로 내 힘을 돕고 사과로 나를 시원하게 하라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생겼음이라 그가 왼팔로 내 머리를 고이고 오른팔로 나를 안는구나 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노루와 들사슴을 두고 너희에게 부탁한다 내 사랑이 원하기 전에는 흔들지 말고 깨우지 말지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사랑을 일구는 삽질

1‧2분대원들은 나를 추천했고 우리 2분대원들은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소대장 후보에 내 교번은 불리지 않았다. 병호가 재추천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내가 평소 조교님께 보였던 태도로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씁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욕심은 없다고 했지만 추천이 있고 나서 떨어지니까 아쉬움이 생긴다.

고등학생 때 교회 중고등부 임원 선거 때는 떨어지고 정말 충격이 심했지만, 이후 총무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별 충격이 없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 물었다. 주님은 먼저 나부터 살아야 한다(잠 4:23)고 하셨다. 나는 주님께 이번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그분은 역으로 나에게 군림하고픈 욕구가 있지 않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100%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많이 낮아지고 마음을 비우고 섬김과 겸손의 덕을 쌓아왔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는 내게 완벽을 바라시는가.

갑자기 윌리엄 캐리가 인도어로 성경을 번역하던 일이 생각난다. 8년 동안 힘들게 번역 작업을 해놨는데 강아지가 촛불을 건드려 일어난 화재로 전소되었다. 그러자 그는 하나님께서 번역한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냐며, 다시 번역을 시작했다. 좋습니다, 하나님. 꼭 살아남겠습니다. 나를 살리소서.

그런데 내가 어떻게 살겠으며 살아있다는 건 무엇인가. 오늘 본문에 적힌 바가 그것이다. 그리스도의 생명은 그리스도로부터 나온다. 그가 근원이다. 하나님과 연결되고 연합하여 사랑하는 것이 생명이며 사랑이 깊어질수록 생명력도 강해진다. 내 생존을 넘어 남들을 살리기까지 한다. 배에서 생수의 강이 터져 나오면(요 7:38), 성전 문지방으로부터 물이 흘러나오면, 사막에 강이 흐르고 사해에 고기가 헤엄친다. 강가를 따라선 나무들에선 열매가 맺히고 잎사귀는 푸르다. 각각 식물과 약재로 쓴다. 생명을 키우고 생명을 낫게 하며 모든 약한 것을 고친다(겔 47장, 마 4:23; 9:35; 10:1).

우리의 머리털도 다 세신 바 된 우리 하나님(마 10:30, 눅 12:7)께서는 나를 무리 중 하나가 아닌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도 하나님이 특별한 사랑임을 고백한다. 누가 주와 같으리요! 술람미 여인은 사랑으로 충만하여 이 행복이 꺼지지 않기를 바란다. ‘내 사랑’이 원하기 전에는 누구도 방해하지 못한다. 여인의 모든 행복의 조건은 ‘내 사랑’에게 달려 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여인도 따른다. 그가 원하지 않는다면 여인도 따르지 않을 것이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인 자신을 사랑하며 그가 미워하는 것을 여인도 미워할 것이다. 여인은 사랑에 겨워 노래한다. 병이 났다고까지 하는데 ‘faint(NIV)’는 ‘기절한, 실신한’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대단한 고백이다.

나는 살아남겠다. 날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고백을 기쁘게 올려드릴 수 있도록. 이곳 군대에서. 그러기 위해선 생명 나무 그늘에 앉아 그 실과를 먹어야 한다. 2,000년 전 십자가로부터 흘러온 생수의 강은 끊임없이 흘러 수많은 사람을 거쳐 나에게까지 다다랐다. 나는 내 안의 창칼을 쳐서 삽을 만들어 물길을 내야 한다. 나는 다시 강가를 따라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가의 모든 나무들이 한 나무로부터 씨를 받아 자라왔다. 강의 근원엔 십자가가 있다. 죽은 나무, 그 나무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 많은 이들을 위한 대속물로 바쳐진 하나님의 아들. 이 숭고한 죽음으로부터 새 생명이 싹을 틔운다. 십자가에서는 보혈이 끊임없이 흘러 강이 되어 흐른다. 이것이 생수의 강이다. 나는 십자가 그늘 아래서 그분의 살과 피를 받아들인다. 이곳으로부터 나의 소생이 시작된다. 삽질할 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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