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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군대(2008.10.14.-2010.08.25.)

아가 2:8-17 | 깨진 거울 조각을 집고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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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8.10.25.(토)
정리: 2024.03.13.(수)

 

아가 2:8-17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양 떼를 먹이는구나 내 사랑하는 자야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돌아와서 베데르 산의 노루와 어린 사슴 같을지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깨진 거울 조각을 집고

1.
 내가 상점을 받는 것은 내가 잘나서 받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벌점을 모면한 것도 많았다.


2.
불침번을 서면서 파수꾼을 생각해 본다. 사단의 궤계를 대비하고 주님 오실 그 날을 기다리는 자.


3.
하나님께서는 H와 같은 군종 지원자인 신학생도 만나게 하시지만 방황하는 신학생도 만나게 하셨다. 신학을 한다는 이 학생을 보며, 한국 교회의 현실과 이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니 울 것만 같았다.

그리고 깨어진 사람들을 접한다. 학교나 가정에서 만날 수 없는 부류의 사람들을 군에 와서 어울리며 살아간다. 오늘 내 노트를 빌리고 내 빨래를 도와준 M은 고등학생 때 집에서 쫓겨나 친구와 단칸방에서 지내며 낮에는 학교 가고 밤에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다. 지금은 부모님이 집에 들어오라고 해서 간간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제대 후엔 막막하단다. 나는 그에게 미소 지으며 집에 들어가라고 했다.

분리수거장에서 종이를 분류하는데 누군가의 생활 지도 기록부 답안지가 나왔다. 슬쩍 보았음에도 가슴이 아팠다. 거기에는 ‘엄마와만 동거’, ‘아버지가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던 중 실패’, ‘어릴 때 좋은 기억이 없음’ 등이 적혀 있었다. 전에 적었는지 모르지만 102보충대에서 만난 N 형도 어릴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

군대에 왔더니 모두 겉으로는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하고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너무 많다. 이들은 거울과 같다. 깨어졌기 때문에 날카롭다. 하지만 잘 닦아주면 빛을 받아 반사하며 세상을 비출 수 있다. 깨어진 부분은 공동체와 사랑으로 맞추면 된다.

오늘 분리수거장의 쪽지와 M, Y를 보면서 처음엔 ‘아, 하나님…… 어찌하여 이들을 제게 보이십니까?’라고 물었다. 너무 가슴이 아파오기 때문이었다. 고통을 회피하고 싶었지만, 십자가의 길은 아버지께서 내려 주신 잔을 그분의 뜻이라면 받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도중 하OO 의무관님이 생각난다. 이곳 군대에는 편부‧편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많다고, 이들 모두 복음이 필요하다고. 하나님의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란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나는 이곳으로 부름 받았다.

H는 누군가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지만 깨닫지 못한다. 그를 지으신 하나님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사명이다. 그 하나님께서 당신을 부르고 계신다고 말하는 것이 내 임무다.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 거하시고 아버지 안에 그리스도께서 거하듯 나도 그 안에 거하기에, 이 ‘하나님’이란 공동체에 비어 있는 자리를 깨어진 조각으로 맞춰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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