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4.10.17.-18.(목-금)
정리: 2024.10.19.(토)
에스더 7:1-10
왕이 하만과 함께 또 왕후 에스더의 잔치에 가니라 왕이 이 둘째 날 잔치에 술을 마실 때에 다시 에스더에게 물어 이르되 왕후 에스더여 그대의 소청이 무엇이냐 곧 허락하겠노라 그대의 요구가 무엇이냐 곧 나라의 절반이라 할지라도 시행하겠노라 왕후 에스더가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여 내가 만일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으며 왕이 좋게 여기시면 내 소청대로 내 생명을 내게 주시고 내 요구대로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나와 내 민족이 팔려서 죽임과 도륙함과 진멸함을 당하게 되었나이다 만일 우리가 노비로 팔렸더라면 내가 잠잠하였으리이다 그래도 대적이 왕의 손해를 보충하지 못하였으리이다 하니 아하수에로 왕이 왕후 에스더에게 말하여 이르되 감히 이런 일을 심중에 품은 자가 누구며 그가 어디 있느냐 하니 에스더가 이르되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하만이니이다 하니 하만이 왕과 왕후 앞에서 두려워하거늘 왕이 노하여 일어나서 잔치 자리를 떠나 왕궁 후원으로 들어가니라 하만이 일어서서 왕후 에스더에게 생명을 구하니 이는 왕이 자기에게 벌을 내리기로 결심한 줄 앎이더라 왕이 후원으로부터 잔치 자리에 돌아오니 하만이 에스더가 앉은 걸상 위에 엎드렸거늘 왕이 이르되 저가 궁중 내 앞에서 왕후를 강간까지 하고자 하는가 하니 이 말이 왕의 입에서 나오매 무리가 하만의 얼굴을 싸더라 왕을 모신 내시 중에 하르보나가 왕에게 아뢰되 왕을 위하여 충성된 말로 고발한 모르드개를 달고자 하여 하만이 높이가 오십 규빗 되는 나무를 준비하였는데 이제 그 나무가 하만의 집에 섰나이다 왕이 이르되 하만을 그 나무에 달라 하매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한 나무에 하만을 다니 왕의 노가 그치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반전의 하나님
단 한 번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하만은 머리를 굴려 대응할 생각도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황제가 분에 차서 벌떡 일어나 나가자 하만은 궁중 규정도 잊고 황후에게 접근한다. ‘마침’ 돌아온 황제가 보고 노하자 시위들이 하만의 얼굴을 천으로 덮는다. 황제의 지위까지 넘보던 대신이 한순간에 사형수가 된 순간이었다.
황제를 모신 내시 하르보나는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려고 장대를 세운 것을 황제에게 보고한다. 황제는 그 나무 장대에 하만을 대신 달라고 명한다. 하만은 자신이 받으려던 황제의 위세를 원수 모르드개에게 주고, 모르드개를 달아 죽이려던 나무에는 하만 자신이 달려 죽었다.
보다 깊이 보면, 황제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원수를 갚으려던 하만이 오히려 죽고, 충성하여 황제를 살린 모르드개는 죽음의 위기에서 살고 원수를 이겼다. 또한 하만은 에스더에게 살려달라고 빌었으나, 이 간청이 그를 죽게 하기도 했다. 반면 하나님께 공의와 은혜를 구한 사람들은 생명을 보전했다.
여기에 이름이 기록된 내시 하르보나가 때마침(“Then”, 9절, TNIV) 보고한다. 황제의 사랑을 받는 황후가 호소하기 전에 모르드개를 죽이려던 하만의 흉계를 황제가 들었다면, 황제는 별 생각없이 하만의 요구를 들어줬을 것이다. 하지만 하르보나는 꾹 참고 있다가 하만이 몰락하는 걸 보고 입을 열었다. 어쩌면 그전까지는 황제가 총애하던 하만을 두려워해서 말을 못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나, 황실에 속한 그는 누가 충신이고 누가 간신인지 알고 있었다. 하르보나가 비겁했든 지혜로웠든 하만을 배신한 것이었든, 하나님께서는 때에 맞게 그의 입을 여셨다.
하만과 모르드개의 역전은 구속사적 관점을 잘 보여준다. 악한 권세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으나, 예수께서 사흘만에 부활하셔서 죄와 사망을 이기셨다. 이 예수께서 요한계시록에서 환난에 처한 성도들에게 역전하여 이길 것이니 인내하자고, 소망하자고 말씀하신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지켜갈 때 이를 방해하는 세력이 강해 보이고 나는 미약해 보이지만, 주관자 하나님께서 뒤집으신다.
그런데 현실의 나는 모르드개와 에스더처럼 위기 속에 죽기를 각오하고 하나님께 매달리기보다, 황제를 이용하려던 하만처럼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문득 이전 직장에서 나를 음해하여 쫓아낸 사람에게 통쾌하게 따지는 상상이 떠올랐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내가 했다고 뒤집어씌운 사람의 실체를 폭로하는 상상을. 내가 잘 대해주니까 만만해 보였냐고 한 방 먹이는 상상을. 하지만 그때로 돌아갈 수도 없고, 내가 하만처럼 내 원수를 내가 갚는 게 내게 유익하지 않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 12:19-20)
내 인생이 하나님 손에 있고, 그 사람 인생도 하나님 손에 있다. 그러니 선하고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다리자. 역전의 하나님께서 일하신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되어 버려진 채 발짓하는 아기를 그냥 두지 않으시고 거두시는 긍휼의 하나님께서, 내가 위하여 기도하는 분께 찾아가시기를. 야수들 가운데서 위태로우니, 주께서 건지소서.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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