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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since 2019.07(2023.01-04 제외)

출애굽기 12:1-14 | 선택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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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7.24.(수)
정리: 2024.07.25.(목)


출애굽기 12:1-14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일러 말씀하시되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 너희는 이스라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이 달 열흘에 너희 각자가 어린 양을 잡을지니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어린 양을 취하되 그 어린 양에 대하여 식구가 너무 적으면 그 집의 이웃과 함께 사람 수를 따라서 하나를 잡고 각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에 따라서 너희 어린 양을 계산할 것이며 너희 어린 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양이나 염소 중에서 취하고 이 달 열나흗날까지 간직하였다가 해 질 때에 이스라엘 회중이 그 양을 잡고 그 피를 양을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날것으로나 물에 삶아서 먹지 말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고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며 아침까지 남은 것은 곧 불사르라 너희는 그것을 이렇게 먹을지니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애굽 땅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내가 심판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가 사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지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선택

아침에 샤워를 하다가, 오늘따라 엎드려 기도하게 되었다. 기도하며 내가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처럼 내게 좋은 대로 골라서 취하는 위선자라는 걸 알았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제사장이었지만, 백성이 제물로 드린 고기를 뒤적거려 좋은 부위를 골라 자신들이 가졌다. 나도 일상 속에 하나님의 사람으로 존재할 때도 있지만 그 반대의 악행을 선택하여 저지를 때가 많다. 차라리 예수님께 칭찬을 받자마자 곧 자기 주장 때문에 예수님께 사탄 소리를 들은 베드로가 훨씬 나을 정도로. 바울이라면 아마 나를 교회에서 쫓아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소송 건은 한 가지가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어제는 독서 모임에서 내가 꿈에서 받은 유혹을 요셉처럼 뿌리친 것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되기까지 수없이 넘어져 왔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내 수치와 부끄러움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렇다면 나를 높이고 자랑할 이야기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그런 이야기는 선택해서 입 밖으로 내보내고, 나를 깎아내리는 이야기는 마음속으로 밀어넣었다.

왜 할 말과 안 할 말, 할 것과 안 할 것을 내 마음대로 고를까. 그것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골라서 해서 하나님을 거스르고 스스로를 망칠까.

피로하여 늦게 일어났는데도 엎드린 채 오래 기도하며 회개했다. 다시 내가 죽고 예수 사는 하루와 평생이길 간구했다. 그리고 일터에 크게 늦을 줄 알았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로 그러지 않았다. 물론 내 부주의로 벽에 손가락을 부딪쳐 손톱이 들려 피가 나는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혼자 일을 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당연하게도 나를 보러 오는 게 아니다. 이들의 목적은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다. 물론 일하는 입장에서 내 목표도 물건을 많이 파는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하나님께서 유월절 어린양인 예수님의 희생으로 성소와 지성소를 막던 휘장을 찢고 교제의 자리를 열어놓으셨는데, 하나님께 나아오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선물만 받아 쌩하니 자기 갈 길로 가버린다면? 하나님께서는 물건을 파는 업자의 입장과 달리 교제와 사귐을 목적하시고 원하시는데,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고 싶은 걸 공짜로 구하기만 하고, 받자마자 하나님을 잊고 떠난다면? 하나님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것만을 골라 탐내는 홉니와 비느하스와도 같은 모습일 것이다. 예수님께 치유 받은 열 사람의 나병 환자 중 한 사람만 돌아와 감사를 표했고(눅 17:11-19), 오병이어의 기적 등으로 음식을 나눠 먹은 수천의 사람들도 예수께서 말씀하신 생명의 떡 이야기에 거의 다 떠나갔었다(요 6장). 나는, 우리는 주님이 아니라 주님께서 무언가를 얻어내려고만 해왔다.

내가 그러한 인간임에도,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은혜로 나를 살려두시고, 기도하게 하시며, 기도를 받으시고, 내 삶을 인도하시며, 내 삶을 받으신다. 그리고 그분은 나를 원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어린 양 예수를 나에게, 우리에게 주셨다. 뭘 잘해서도 아니고,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전부를 우리에게 주셨다. 그런데 나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전부를 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만 골라 가지려 하고, 나 역시 하나님께 나를 전부 드리기보다 일부만 드리고 나머지는 내가 갖는다. 마땅한 하나님의 것을 숨겨두어 파멸한 아간,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와 무엇이 다를까.

그래도 나는 살아있다. 여전히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 나 대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죽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시 118:17)

요근래 원고의 메신저 프로필에는 거미 사진이 자주 보인다. 내가 덫에 걸린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며칠 전 화장실에서 거미가 거미줄로 먹이를 꽁꽁 싸매고 있는 것을 보다가, 먹이가 혼신의 힘으로 저항하다가 붙잡히고, 다시 거미줄로 칭칭 감기다가 탈출하기를 반복하는 걸 보았다. 그 장면을 지켜보다가 실수로 손으로 벽면을 쳐서 쿵 소리가 나자, 거미가 순식간에 도망쳐버렸다. 먹이가 될 뻔한 집게벌레는 자유와 생명을 되찾았다. 나는 실수로 집게벌레를 도왔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가 못난 자녀라도 내게 개입하시기를 바란다.

 오늘 본문에 각주로 달린 『IVP 성경 주석』은 11절의 ‘유월절’을 이렇게 해설한다. “유월절(Passover)이라는 영어 번역은 히브리어 단어(pesah)를 정확히 나타내지 못한다. 여호와는 문을 ‘넘어가시는(pass over)’ 것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고, 죽음의 사자로부터 입구를 보호하시는 것으로 묘사(12:3)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망과 사회적 죽음과 수치와 죄로부터 보호하시니, 누구도 죽지 않고 주 안에서 안연히 거하리로다. 주께서 나를 선택하셨으니, 나도 주의 손에 있는 무언가를 고르지 않고 주를 선택하기를.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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