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3.01.07.(토)
정리: 2023.01.07.(토)
출애굽기 2:11-15a
세월이 지나, 모세가 어른이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왕궁 바깥으로 나가 동족에게로 갔다가, 그들이 고되게 노동하는 것을 보았다. 그 때에 그는 동족인 히브리 사람이 이집트 사람에게 매를 맞는 것을 보고, 좌우를 살펴서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 이집트 사람을 쳐죽여서 모래 속에 묻어 버렸다. 이튿날 그가 다시 나가서 보니, 히브리 사람 둘이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잘못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왜 동족을 때리오?" 그러자 그 사람은 대들었다.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재판관으로 세웠단 말이오? 당신이 이집트 사람을 죽이더니, 이제는 나도 죽일 작정이오?" 모세는 일이 탄로난 것을 알고 두려워하였다. 바로가 이 일을 전하여 듣고, 모세를 죽이려고 찾았다. 모세는 바로를 피하여 미디안 땅으로 도망 쳐서, 거기에서 머물렀다. (새번역)
나의 묵상: 모든 것을 잃은 자의 전부가 되시는 하나님
파라오의 공주 아들의 지위를 가졌지만, 어려서부터 합법적으로 친부모의 교육을 받고 자란 모세는 속으로는 히브리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언젠가 억압받는 동족을 구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듯하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에는 히브리 동족 의식이 있어, 본문의 사건에 개입한다. 그러나 자신의 이상과는 다른 반응을 동족에게 받자, 이상과 야망과 속에 품은 계획, 즉 자신의 모든 것이 부서지며 있던 곳에서 튕겨지듯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를 지금까지 지탱하고 있던 이집트 기반과 히브리 기반이 모두 부서진 그는 발 디딜 곳이 없어 추락하는 신세가 된다. 히브리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고, 이집트로부터는 말할 나위도 없었다. 배운 바에 따르면 당시에는 모세의 ‘이집트 엄마’인 여군주 하트셉수트가 사망하여 모세를 보호해 줄 권력도 없었다. 당시의 파라오 투트모세 3세는 하트셉수트의 오랜 섭정에 시달렸기에 하트셉수트의 사람인 모세를 곱게 볼 리가 없었다. 건수만 잡히면 모세를 제거하려고 벼르다가 마침 모세가 빌미를 제공한 모양이 된 것이다.
이후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정체성을 재구축한다. 아니, 정체성이 소멸한다. 그는 이집트 왕자도, 히브리 지도자도, 이도 저도 아닌 나그네일 뿐이었다. 레위 남자와 레위 여자가 결혼하여 낳은 레위 가문의 아이인 모세는, 동족도 이집트인도 아닌 상상도 못했던 미디안 사람의 딸 십보라와 결혼한다. 미디안에서도 그는 이방인이요, 광야에서 떠도는 양치기일 뿐이었다. 세계의 중심부에서 변방으로 떨어져 역사에서 잊힌 존재가 되었다. 히브리인도 이집트인도 미디안인도 아닌 없다시피 한 존재.
40년 후 하나님께서는 이도 저도 아닌 모세를 부르신다. 아무것도 아닌 모세를 찾아와 모세의 전부가 되신다. 모세는 점차 히브리인도, 애굽인도, 미디안인도 아닌 하나님 나라의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쌓아간다. 이집트로 향하는 길에서 하나님께서 갑자기 모세를 죽이려고 하실 때, 미디안 출신 십보라가 모세와의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와 피남편이 되었다고 선언한다. 그러자 그동안 가족들을 자신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여겼던 모세는, 하나님께서 혈통과 민족을 넘어 당신이 부르신 자들의 예배를 받으시는 분임을 알았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의 히브리 출신을 통해 히브리인들을 규합하고, 애굽 배경을 통해 파라오와 이집트 술사들 앞에 세우셨으며, 미디안 생활을 통해 광야 생활을 견디고 출애굽 공동체를 돌보게 하셨다. 이 출애굽 공동체는 히브리인뿐만 아니라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위대한 믿음의 여정에 함께한 중다한 민족이 함께했다. 후에 모세는 또 다른 민족 출신 여인과 재혼하는데, 이를 비판한 아론과 미리암을 하나님께서 비판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출신과 혈통을 쓰시지만, 그 안에 머무르지 않고 출신과 혈통을 넘어 온 민족이 어우러져 많은 물소리처럼 하나님을 찬양하는 우주적 교회를 바라신다. 내세우거나 자랑할 것은 내 기질이나 가문이나 민족, 출신 교회나 단체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이름뿐이다. 다른 모든 것보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자. 하나님께서 이 시간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살게 하신 나를 통해 일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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