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3.01.11.(수)
정리: 2023.01.11.(수)
출애굽기 2:23-25
십보라가 아들을 낳으니, 모세는 "내가 낯선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구나!" 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게르솜이라고 지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이집트의 왕이 죽었다. 이스라엘 자손이 고된 일 때문에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고된 일 때문에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이르렀다. 하나님이 그들의 탄식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우신 언약을 기억하시고, 이스라엘 자손의 종살이를 보시고, 그들의 처지를 생각하셨다. (새번역)
나의 묵상: 일보다 사람이 먼저다
어제 일터에서 최고참 선생님이 다음달 초까지만 일하고 그만둔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에게서 대표님 등에게서 받은 상처와 불합리한 대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같이 듣던 다른 선생님들도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들을 토로했다. 그중 두 명은 입사한 지 일주일 정도였는데도 말이다. 일터에 오자마자 면접 때 들은 이야기와 다르거나 면접 때 듣지 못했던 현장 업무와 상황에 괴리를 느끼고 있었고, 충분한 사전 교육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어 부담이 상당했다. 최고참 선생님은 대표님이 계약서대로 이행하지 않으려던 일도 이야기했다. 내 경우에는 대표님이 지금까지 4대 보험을 납부해주지 않고 있었다. 추가 근무 수당은 당연히 없고.
그저께는 출근했더니 회의 시간이었다. 사전 공지 없는 회의였고, 나는 출근 시간이 2시였지만 1시 45분에 도착하자, 대표님이 다 왔다며 회의를 진행했다. 실은 회의라기보다 대표님의 연설을 듣는 시간이었는데, 대표님은 일터 사정이 이렇다면서 처우 개선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일터가 성장해야 한다며 곧 있을 신학기 전쟁을 대비해 더 노력할 것을 말했다. 그리고 선생님들 사이에 분위기를 조성하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단박에 이해했다. 어제 최고참 선생님도 이를 언급하며 대표님이 자신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고 했다. 선생님들끼리 일터에 대한 아쉬움이나 불만을 이야기하면 선생님들 사이에 안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뜻으로 대표님이 말한 것인데, 아무래도 대표님은 일터에 가장 오래 몸담은 그 선생님이 ‘분위기 형성’을 주도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최고참 선생님이 떠나면 그분이 담당하던, 아니 지탱하던 일터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일은 일이더라도, 좋은 분인데 떠나신다니 마음이 아리다.
그분이 떠나면,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내가 해당 분야에서 최고참이 된다. 내가 여기 와서 겪은 건, 그리고 모두가 동의하는 건, 선생님들이 다들 좋은 분들이라는 거다. 이런 선생님들이 계속 떠난다는 건, 일터 환경이나 대표님의 직원 대우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닐까.
신구약을 통틀어, 그리고 오늘 이 시대에도, 하나님은 영혼의 문제뿐 아니라 일의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신다. 오늘날 말하는 노동인권보다 훨씬 깊숙하고 세밀한 관심이다. 임금과 그 임금의 지급 문제는 물론, 심지어 가축의 일에도 양식과 휴식을 보장하신다.
본문의 파라오는 타민족에게 과도한 노동을 부과했다. 어떤 일을 이루려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그들을 지치게 하고 약화시키려는 의도였다. 나아가 파라오는 히브리인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너무 편해서 불평한다며 일할 때 쓸 재료마저 만들어 쓰라고까지 한다. 이들은 일터를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하나님께 부르짖을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고통당하는 자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신원하신다. 소돔과 고모라 때처럼, 출애굽 때처럼,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것처럼.
나는 그런 적 없지만, 그리스도인 사업주나 경영자라면 모세 때의 파라오처럼은 하면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율법의 정신이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가르치신 것처럼, 일보다 일하는 사람이 우선이다. 사람이 먼저다. 그리고 높은 사람일수록 낮은 자로서 섬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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