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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거룩을 향해 나아가는 영적 우정의 동반자 -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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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9.06.02.(일)

 

태초의 인간 관계는 부모 자녀 관계가 아니라 부부 관계가 먼저였다. 연애나 결혼 생활의 우선순위도 서로가 되어야 한다. 부모, 자녀, 친구, 일, 취미는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지만, 서로보다 앞설 때 중요하게 여겼던 것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망쳐버리고 만다. 가장 긴밀해야 할 관계에서 겪는 소외와 배신감은 첫 단추를 뜯어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다시 태초를 살펴보면, 최초이자 전부일 부부 관계는 ‘돕는 배필’과의 만남으로 그려진다. 여기서 배필은 애정보다도 간담상조하는 친구를 뜻하는 말이다. 친구와의 우정은 고난에도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나서는 한결같음을 근간으로 한다. 친구의 재정, 권력, 명예의 상태에 좌우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공감을 주고받기도 하고, 때로는 잘못을 질책해주기도 한다, 우정은 공유하는 관심사, 시간, 영역, 그리고 공감으로 형성되는데, 영적 우정은 여기서 더 포괄적이고도 깊은 삼겹줄을 엮는다.

함께 하나님을 알아가는 영적 우정은 서로를 더 그리스도답게 다듬어가고, 격려한다. 이 과정에서 같은 분을 만나고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는 본질은 다른 우정의 이유나 근간보다 훨씬 더 강한 공감과 동질감을 경험케 한다. 다른 관계에서는 장벽이 될지도 모르는 인종, 언어, 공통분모 없는 관심사 등을 초월하면서까지.

부부 관계는 애정은 물론이고 이러한 영적 우정을 겪어가며 하나 됨을 이루어간다. 재력이나 명예도 변하고 외모도 쇠하며 불타는 로맨스도 가라앉지만, 함께 하나님을 향해 동행하는 부부 관계는 다른 어떠한 관계보다도 진하고 그윽하다. 단순히 동반자의 선택 조건들 중 하나로 신앙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전 인격적이며 총체적으로 하나님을 함께 알아가고, 알려주고, 닮아가도록 돕는 배필은 서로에게 존귀하게 되며,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연합 속으로 들어간다. 이 온전한 하나 됨에는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 지나온 행복이 묻어난다.

한편, 책을 읽으며 앞으로 애정과 우정을 쌓아갈 가정을 부푼 마음으로 기대하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이 주는 동질감이 영적 우정으로까지 깊어지는 건 아니라는 현실을 겪기도 한다. 동질감이 주는 반가움을 넘어 영적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 너와 내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도 고찰한다. 그 과정에서 틀어지기도 하고, 더 깊어지기도 하는 경우가 갈리는 것뿐. 이 장을 읽고 글을 적는 동안 같은 단체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함께한 이들이 하나님 앞에서 서로에 대한 언약을 공표하는 날이 지나가고 있다. 그 자리에 나는 초대 받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관계가 정리되는 거겠지, 라는 씁쓸함을 뒤로 하고 그들과 함께하던 시절의 나를 반성해본다.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과정마저 끌어안은 사람들이 오늘의 나에게 남는 거겠지, 라는 고마움을 품어 본다. 내일은 더 사랑하고, 더 섬기고, 더 들어야겠다.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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