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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묵상록635

2009.11.03. 증오를 끊고 사랑으로 벌목 작업을 나갔는데 작업조에 ‘그 사람’이 있었다. 나는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불만을 가졌다. 그러나 작업 현장에 가서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사랑한다면 함께하는 것부터 즐겁지 않겠는가.  작업 중간에 그가 간식거리를 사왔다. 나는 가위바위보에서 이겨 호빵을 하나 더 먹었다. 남들보다 두 배를 먹은 만큼(빅파이는 하나밖에 못 먹었지만) 두 배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절의 영감(왕하 2:9)이 내게 있기를.  작업 도중에 그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기까지 했다. 왠지 기분이 풀렸다. 남들처럼, 인격적으로 대해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여전히 무서운 사람이고 전부터 해오던 대로 시비조의 말을 툭툭 던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를 대하는 마음은 다를 것이다. .. 2024. 6. 30.
2009.11.02. 화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마 5:21-22)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니"(요일 3:15)  내가 얼마나 분노를 쉽게 하고 증오와 원한을 갖는지, 나조차도 놀랍고 스스로를 제어하기 힘들다. 군대에서 그 대상을 꼽는다면 ‘그 한 사람’이 있다. 오늘 아침 점호 때 그 사람이 구시렁대며 “배고파 뒤지겠다”고 했다. 순간 나는 속에서 ‘그럼 죽어(뒤져)’라는 말이 배어 나왔다. 나는 이런 나 자신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하나님께 한숨과 함께 이 살인자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했다.  오후 사격 때 연습 사격을 하는데, 그 사람을 표적이라고 생각하니 집중이 더 .. 2024. 6. 29.
2009.11.01. 자기 깨어짐 OO이가 중대원들에게 비친 내 모습과, 중대 군종병인 나에 대한 실망과 불만을 이야기했다. 전세 역전이었다. 자신의 흡연 문제로 힘들어하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제는 나를 정죄했다. 그날에 니느웨 사람이 일어나 유대인을 정죄한다는 말의 예표 같았다. 나는 내가 얼마나 내 것을 움키려 하고 놓지 않으려 하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실책을 범해왔는지 떠올렸다. 고통스럽고 부끄러웠다.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너무나 부끄러웠다. 내 전투복 왼쪽 가슴에 십자가가 수놓인 군종 마크를 떼고 싶었다. 이전에 간혹 돌던 마음처럼 시쳇말로 때려치우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달고 있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2024. 6. 28.
2009.09.23. + (날짜 미상) 레바논 백향목 9월 23일 이정원 목사님과의 통화할 때 안 사실은,  레바논 백향목은 성전을 지을 때 쓰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레바논 백향목은 솔로몬 왕궁에도 쓰였다. 나는 어디에 쓰임받기를 원하는가? 세상의 영광인가, 하나님과 함께함인가? 202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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