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책 읽고 끄적이기21 가룟 유다 딜레마 | 그리스도의 십자가(5) 가룟 유다 딜레마 가룟 유다는 성경에서 여러 사람과 대비된다. 가장 귀한 것을 깨트려 향유를 예수께 바친 베다니 마리아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함께 그 이름이 전해지는 영광을 얻었다. 반면 가룟 유다는 이를 아까워하며 향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리라고 한다. 하지만 사도 요한은 가룟 유다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재정을 맡은 그가 횡령하던 사람이기에 이를 아까워했다고 지적한다. 유다는 이러한 탐심으로 예수님까지 팔아 넘겼다. 책은 유다의 탐심에 집중하여 정작 더 중요한 가치를 못 본 것은 마리아가 아니라 유다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유다의 모습에서 또 한 가지 볼 수 있는 측면은 위선이다. 그는 자신의 추악한 욕망을 가리기 위해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웠다. 위선의 모양은 실제의 .. 2022. 8. 22. 우리와 성정이 같은 악인과 의인 | 그리스도의 십자가(4) 의인도 악인도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었다 본디오 빌라도는 비겁하고 비열했다.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위해 온갖 타협을 시도했지만 결국 굴복한 사람이었다. 로마 황제 앞 자신의 입장과 눈앞의 폭동 직전 유대 군중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그는 비겁했기 때문에 타협하고 말았다. 저자는 여러 쪽에 걸쳐 빌라도의 인물됨과 그가 비겁한 이유를 자세히 적는다. 그리고 빌라도에 대한 정죄가 정점에 오르자, “그와 똑같이 도리에 어긋난 우리 자신의 행동은 간과하기 쉽다”고 화살을 우리에게 돌린다. 스토트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인간이기에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르며 배반하는 동기를 얼음 송곳이 위장을 찌르듯 서늘하리만치 서술한다. 우리는 성경 말씀처럼 “날마다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 2022. 8. 21.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 | 그리스도의 십자가(3)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 받고 그리스도와 함께 즐거워하며 그리스도는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고난 받고 죽기 위해 살아가셨다. 그분의 죽음을 향한 발걸음은 맹목적이기까지 했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하지도 않고, 의지적으로 가신 길이었다. 모임 전날은 이단의 고소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 다음날인 오늘, 아침부터 심각한 우울 증세가 오랜만에 찾아와 끊었던 약을 먹었다. 그것도 아침 약뿐 아니라 웬만해선 손을 안 대는 점심 약까지. 그럼에도 마음의 갑갑함은 좀체 가시질 않았다. 오후에 간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신체적 통증에 집중하니, 기이하게도, 어쩌면 당연하게도 마음의 문제는 좀 가라앉았다. 허리를 활처럼 꺾은 자세로 있던 15분은 좀이 쑤시고 견디기 힘든 자리였다. 집에 돌아와 모임 전에 다른 책들을 훑어.. 2022. 8. 13. 교회가 죽음의 상징인 십자가를 붙드는 이유 | 그리스도의 십자가(2)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자리 ‘기독’교는 유대교와는 달리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공동체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공동체는 그분의 상징으로 다른 무엇도 아닌 십자가를 택했다. 탄생도, 말로 된 가르침도, 기적도, 다른 사역도 아닌 죽음을 나타내는 십자가를. 게다가 초대 교회 당시 십자가는 유대인에게나 로마인에게나 공포와 경멸, 조롱, 저주의 상징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쟤네 십자가에 달린 자를 믿는 애들이래~”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들은 손가락질을 받는 “십자가를 지기로 했다.” 일부 교단은 세례 때 세례 받는 자에게 십자가를 그어 주었다. 거듭남, 즉 재탄생을 뜻하는 세례에서부터 죽음을 표시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을 대표하는 ‘모든 것’이기 때문인 듯싶다.. 2022. 8. 9.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