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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군대(2008.10.14.-2010.08.25.)

마가복음 15:16-23 | 군 입대 첫날의 후회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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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8.10.15.(수) 새벽 (2008.10.14.(화) 102보충대 입영)
정리: 2024.03.02.(토)


마가복음 15:16-23

군인들이 예수를 끌고 브라이도리온이라는 뜰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모으고 예수에게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씌우고 경례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고 갈대로 그의 머리를 치며 침을 뱉으며 꿇어 절하더라 희롱을 다 한 후 자색 옷을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히고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를 끌고 골고다라 하는 곳(번역하면 해골의 곳)에 이르러 몰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으나 예수께서 받지 아니하시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군 입대 첫날 QT

입대 첫날이다. 불침번을 한 시간 정도 서고 희미한 불빛 아래 묵상을 하려니 잘되지 않는다.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이 묵상집을 가져왔고, 첫날부터 하는 것이 내 훈련 기간의 출발선을 어떻게 끊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

오히려 집에 있을 때보다 묵상집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가깝게 느껴진다. TV 리모컨을 들거나 컴퓨터의 전원을 켜는 순간 펜과 종이는 잊힌다. 하지만 여기서는 주의 말씀이 더욱 가깝고도 친밀하다.

오늘 저녁 식사 때 배식하는 병사가 국을 뜨다가 내 차례에 이르러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처음에 나는 왜 그런지 몰랐지만 자리에 앉고 나서 알았다. 국에 고기가 덩어리 채로 가득 담겨 있던 것이다. 옆자리에 앉은 두 명의 동기들은 고기가 한 점도 없는 듯했다. 나는 그나마 호의를 베풀어 컵에 물을 따라 주었는데, 차마 고기를 나눠주진 못했다. 바로 옆에 앉은 동기가 내 국을 슬쩍슬쩍 보는 것 같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더욱 후회가 된다. 고기를 나눴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옆자리의 장정도 맛있는 밥을 먹었겠지만 나에게도 또 다른 묵상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바로 나눠진 그리스도의 몸. 오병이어 사건에서 암시되었듯, 최후의 만찬에서 말씀하셨듯,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은 많은 사람을 위한 대속물로 드려져야 했다. 주님의 살과 피를 받아먹는 것, 채찍질 당하고 조롱 당하며 찢기고 튀는 살점과 핏방울…….

국그릇에 담긴 고기 하나 가지고 너무 나간 게 아닌가 싶지만 사도 바울에 비하면 멀었다. 모든 삶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사람, 바울. 그래서 그렇게 복음의 이야기를 잘 전했을 것이다. 나도 고기를 나누며 혹 예수님의 이야기를 꺼내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쓰다 보니 더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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