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4.05.16.(목)
정리: 2024.05.16.(목)
마가복음 4:13-20
또 이르시되 너희가 이 비유를 알지 못할진대 어떻게 모든 비유를 알겠느냐 뿌리는 자는 말씀을 뿌리는 것이라 말씀이 길 가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탄이 즉시 와서 그들에게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이요 또 이와 같이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을 때에 즉시 기쁨으로 받으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깐 견디다가 말씀으로 인하여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또 어떤 이는 가시떨기에 뿌려진 자니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곧 말씀을 듣고 받아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의 결실을 하는 자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가시떨기를 태우는 불
아침에 길을 나서며 내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고 다시 고백했다.
가까운 곳만 찾으려 하다가, 먼 곳까지 가게 된 아르바이트. 목사이기도 한 사장님은 어제 통화했을 때 목소리에서 느낀 것처럼 좋은 분이었다. 나와의 공통점도 많았고, 내게 칭찬을 자주 해주셨다. 하지만 나는 좋은 사람을 좋게만 대할 수 없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분이 내 실체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 염려스러웠다.
일단 오전-점심 일만 마치고 다시 먼 길을 가 법원 앞 변호사 사무실에 들렀다. 변호사는 원고와 피고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했는지 관심도 없다며 으레 상투적인 말로 시작했다. 나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겠다는 말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중립적이지도 않았다. 오가는 이야기에서 그는 자신이 누구에게 고용되어 법률 대리를 하고 있는지 은연 중에 분명히 드러냈다.
어쨌거나 그는 내가 생각한 조정안을 터무니없어하고, ‘일반적인’ 다른 안들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모든 안들이 지금의 내 현실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가 제시한 안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을 나와 걸으며 뱃속이 헛헛하고 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내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되새기며, 내 가시떨기를 아프게 태우는 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기저기 들러 곧 빚이 될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몇 달째 멎지 않다가 최근 들어 더 심해진 코피 때문에 병원에 들러 치료를 했다. 그리고 예배당에 들러 묵상집을 폈다.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나를 연단하는 불길에는 비용 문제뿐 아니라 고독도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어느 누구와도 상의할 수 없으니. 그리고 소송이 들어오지 않게 막겠다던 분은 내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 나는 혼자서 배상금 3,000만원을 낼 처지에 놓였다. 제안은 12개월 분할 납부지만, 그래도 한 달에 내야 할 액수가 내 직전 직장의 월급보다 많다. 버는 돈은 없는데 나가야 할 돈은 많고, 혹 앞으로 돈을 번다 해도 내게 있어서는 밑 빠진 독에 피 쏟기다.
그래도 최악의 선택을 해온 최악의 인간인 나에게, 최선의 하나님께서 최선으로 인도하실 것을 믿는다. 이 불의 기간을 거치며 내 염려나 욕심의 가시떨기는 모조리 타서 재가 될 것이고, 이 재는 토양을 비옥케 하여 결실하기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하나님의 법도를 어기며 사람에게 실망과 상처를 주던 나는 죽고, 정말로 보다 더 하나님을 닮은 사람으로 다듬어질 것이다. 빚진 자로서 사죄하며 겸손히 살아가고, 내가 괴롭힌 사람들의 평안을 빌며 살아갈 것이다. 문득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마음도 스쳐갔지만, 전과는 달리 이제 내 삶은 내 것이 아니라 주 하나님의 것이다. 그러니 훗날의 언젠가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시 118:17)
밤에는 『커뮤니티 성경 읽기 가이드』(김윤희 저,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 독서 모임을 하며 사사기 부분을 읽었는데, 사사기는 범죄 → 이방인의 압제 → 부르짖음 → 사사를 통한 구원 → 평화의 주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방인의 압제’에 놓여 있다. 내가 하나님과 사람에게 죄를 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하는데, 외칠 힘이 내게 있을까. 다만 가난해진 심령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고백할 뿐이다. 하나님께 내 삶을 맡기니 살 것 같다. 다른 말로, 내가 지금 내 삶을 붙들고 있으면 견딜 수 없어 죽을 것 같다. 하나님을 붙들지 않으면 질식해 죽을 것 같다. 버틸 수 없어 하나님께 피한다. 처분이 당신께 있으니, 주께서 원하시는 대로 행하시고 이루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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