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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6:45-52 |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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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6.03.(월)
작성: 2024.06.04.(화)


마가복음 6:45-52

예수께서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사 자기가 무리를 보내는 동안에 배 타고 앞서 건너편 벳새다로 가게 하시고 무리를 작별하신 후에 기도하러 산으로 가시니라 저물매 배는 바다 가운데 있고 예수께서는 홀로 뭍에 계시다가 바람이 거스르므로 제자들이 힘겹게 노 젓는 것을 보시고 밤 사경쯤에 바다 위로 걸어서 그들에게 오사 지나가려고 하시매 제자들이 그가 바다 위로 걸어 오심을 보고 유령인가 하여 소리 지르니 그들이 다 예수를 보고 놀람이라 이에 예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시고 배에 올라 그들에게 가시니 바람이 그치는지라 제자들이 마음에 심히 놀라니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제자들의 상태가 나와 같다. 전과는 달리, 최근 3주 정도 묵상에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처절함보다는 감사와 평안이 넘쳐 흘렀다.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은혜롭고 충만했다.

그런데 역시 설레발이 발목을 잡는다. 어제 청년부 소그룹에서 나를 지우고 하나님으로 충만한 내 상태에 대해 나눴는데, 지금에야 생각해보니 내 상태를 나눈 거지 내가 만나고 있는 하나님을 이야기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저녁에는 학원 수업을 마치고 학기를 끝낸 기념으로 동기 수강생들과 저녁을 먹으며 간만에 음식의 맛을 느끼고 즐겁게 대화했다. 그런데 내가 한 명에게 말을 지나치게 한 것 같아 오늘 메시지를 보냈고, 그 친구가 사과를 받아주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애초에 입술을 지키기 못한 내가 찝찝하다. 며칠 전 금요일 한의원 행사에서 어떤 젊은 여성이 와인에 취해 남들은 신경 쓰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웃다가, 울다가, 잠들었는데, 그 모습을 속으로 왜 저러나 싶었었다. 그런데 어제 내 모습이 그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제 집에 와서 작업과 사역만 마치고 자면 되는데, 나를 오래도록 괴롭혀왔지만 요즘 3주간 전혀 내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우상에 다시 나와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아니 그보다도 더 내 마음이 둔해졌던 것이다.

 

바울 사도는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고 했는데, 심지어 나는 공중에 붕 뜬 것처럼 지내다 바닥에 툭 떨어지고 만다. 소송은 그대로 걸려 있고, 연락 준다던 변호사는 3주째 연락이 없고, 사건의 중간에 계신 분은 또 다시 메신저를 차단했다.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리고 하나님께 피하지 않고 엇나간 길에 발을 올렸다.

본문에서 제자들은 바다로, 예수님은 산으로 가신다. 예수님은 산에서 기도하셨는데, 아마 제자들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눅 22:32)하신 건 아니었을까 싶다. 바다에서 제자들은 거스르는 바람에 맞서 힘겹게 노를 저으며 마음이 둔해져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반응이 이상하다. 그분은 즉시 움직이지 않고 제자들을 보고 계신다. 새벽 네 시쯤(공교롭게도 이 묵상을 컴퓨터에 기록하는 지금이 어두운 새벽 네 시경이다)에야 제자들에게 가시는데, 곧바로 배에 오르지 않고 지나가시려 한다. 바람과 파도가 그분의 걸음에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었지만, 제자들은 풍랑이 이는 바다 위 배에서 주무시건 예수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고난을 맞아 그대로 휘청거렸다. 안타깝게도 제자들은 믿음의 진보를 보이지 못했다. 심지어 제자들은 예수님을 못 알아보고 유령이라고 소리친다.

어쩌면 나의 상황이 이런 것도 같다. 환난에 휩싸이는데 주님께서 얼마간 내버려 두시는 경우. 하지만 그분의 시선은 여전히 나를 향해 있다. 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하나님을 의지하는지를 알아보시려는 듯이. 내 곁에서 움직이실 때 그분의 움직임을 나를 해칠 것 같은 존재처럼 오해해도, 그분은 당신이 누구인지 밝히시며 다시 내가 탄 배에 오르신다. 그리고 그제야 바람이 그친다.

제자들이 바다를 건너라는 예수님의 재촉에도 함께 산으로 기도하러 가겠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바다에 있는 지금이지만, 예수님이 주무시든 보이지 않든, 돌아가는 상황이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든, 주께서 함께하시고 지켜보시는 지금 절대 안전하며, 결국엔 주께서 최선으로 이끄실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을 다시 주님께 드리며, 다시 나를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고 내 생의 주권을 내어놓는다(갈 2:20). 내가 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하시고 이루소서. 나를 버리지 마시고 주의 성령을 거두지 마소서. 이젠 내가 물 위를 걷게 하소서. 곧 밝아올 아침을 주소서.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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