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4.03.22.(금)
정리: 2024.03.23.(토)
사사기 8:1-9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네가 미디안과 싸우러 갈 때에 우리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우리를 이같이 대접함은 어찌 됨이냐 하고 그와 크게 다투는지라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이제 행한 일이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하나님이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으니 내가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하니라 기드온이 이 말을 하매 그 때에 그들의 노여움이 풀리니라 기드온과 그와 함께 한 자 삼백 명이 요단 강에 이르러 건너고 비록 피곤하나 추격하며 그가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를 따르는 백성이 피곤하니 청하건대 그들에게 떡덩이를 주라 나는 미디안의 왕들인 세바와 살문나의 뒤를 추격하고 있노라 하니 숙곳의 방백들이 이르되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네 손 안에 있다는거냐 어찌 우리가 네 군대에게 떡을 주겠느냐 하는지라 기드온이 이르되 그러면 여호와께서 세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넘겨 주신 후에 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 하고 거기서 브누엘로 올라가서 그들에게도 그같이 구한즉 브누엘 사람들의 대답도 숙곳 사람들의 대답과 같은지라 기드온이 또 브누엘 사람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에 이 망대를 헐리라 하니라 (개역개정)
나의 묵상: 화가 나를 다스리지 않고, 내가 화를 다스리기를
소위 ‘막타’를 친 거대 지파 에브라임은 미디안의 두 족장을 잡아 그 머리를 기드온에게 가져왔다. 이들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고, 덕분에 전공을 취할 수 있었다. 당신 덕분이다’라며 기드온을 칭찬하거나, 함께 싸운 전우애를 나누러 온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첫 싸움에는 나서지 않았으면서, 날아드는 연어를 받는 바구니처럼 패주하는 도망병들을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잡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선봉 부대로 나선 기드온 특공대 앞에서 으스댔다. 에브라임에 제공한 기드온의 정보와 참전 요청은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준 꼴이 되었다.
물론 기드온이 처음 소집한 지파들에 에브라임은 없었지만, 에브라임은 이 일로 서운할 이유가 없었다. 전쟁이 있을 걸 알았다면 그들이 기드온에게 참여 의사를 전하면 됐을 터였다. 오히려 먼저 나서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지는 못할망정, 왜 안 불렀냐고 따지는 건 실은 자신들의 명성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기드온이 자신을 낮추고 에브라임을 높이자 그들의 마음이 풀린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전쟁에 먼저 나서기에는 미디안과 아말렉 연합군이 두렵고, 이스라엘 전역에 체면이 서지 않았다고 여겼을 것이다. 요청을 받고서야 ‘에헴’ 하며 나서는 모양이 그들에겐 좋게 보였을 것이다.
누가 높냐 하는 전공을 다투지 않고 불필요한 싸움을 피한 기드온은, 에브라임이 지키지 않는 요단을 건너 도망간 미디안의 세바와 살문나를 추격했다. 항아리를 깨트리고 횃불을 들었을 뿐 아직 실질적으로 무기를 휘두르지도 않은 기드온 부대는, 에브라임을 돌려보내긴 했지만 속으로 몹시 분개했던 듯하다. 에브라임이 잡은 오렙과 스엡은 방백(개역개정), 지휘관(메시지 성경), leader(NIV)로 번역되어 있는데, 군 지휘관이나 성읍의 군주를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세바와 살문나는 미디안의 왕들(kings)이라고 표현된다. 오렙과 스엡보다 이름값이 높은 세바와 살문나를 잡아 와야 기드온 부대가 에브라임에게 받은 굴욕을 갚아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화나가 지친 상태에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의 문전박대에 기드온 일행은 폭발하고 말았다. 감정에 휘둘려 이성을 잃은 기드온은 에브라임에게 하듯 숙곳과 브누엘에 하지 못했다. 숙곳과 브누엘은 그들이 남을 대한 대로 자신이 갚음을 당하는 것이겠지만, 기드온 역시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화로써 아벨을 죽인 가인이나 지팡이로 반석을 두드린 모세의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최근 오스 기니스의 『회의하는 용기』(복있는사람 역간)에서 감정의 중요성과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나는 그동안 ‘화’가 이렇게까지 하나님의 사람을 어그러트리고 하나님의 일을 망치려 하는가를 간과해왔었는데, 내가 손해 보며 억울하더라도 화가 나를 다스리지 않고 내가 화를 다스리도록 지속적으로 자신을 객관화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하나님께서는 창세 때 인간을 다스리는 자로 부르셨지, 하나님 외에 다른 것에 다스림을 받는 존재로 지으시지 않았다.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서 나를, 나의 감정을, 우울을 다스려,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기를 쉬지 말고 기도한다.
'성경 묵상 since 2019.07(2023.01-04 제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편 68:1-6 | 선을 이루기까지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 지키기 (0) | 2024.03.28 |
---|---|
사사기 8:10-21 | 기드온의 길, 그리스도의 길 (1) | 2024.03.27 |
사사기 7:16-25 | 하나님의 승리를 얻는 공동체 (0) | 2024.03.21 |
사사기 7:9-15 | 이것으로 승리하라 (0) | 2024.03.19 |
사사기 7:1-8 | 도망자에게 은혜를 (0) | 2024.03.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