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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19:32, 빌립보서 3:14, 히브리서 12:1-2: 나만의 길을 - 작은 빛이 멀리 간다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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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8.17.(일)
정리: 2025.08.17.(일)


시편 119:32, 빌립보서 3:14, 히브리서 12:1-2

"주께서 내 마음을 넓히시면 내가 주의 계명들의 길로 달려가리이다"(시편 119:32, 개역개정)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14, 개역개정)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브리서 12:1-2, 개역개정)

 

<주 말씀 향하여>

 

나의 묵상: 나만의 길을 - 작은 빛이 멀리 간다

횡단보도에 이르렀을 때, 옆에서 한 어린 청년이 몸을 풀고 있었다. 같은 걸 하려는 사람으로서 직감할 수 있었다. 횡단보도 옆에 선 신호등에 녹색 불이 켜지만, 이 청년과 나는 달리기를 시작할 터였다. 횡단보도를 건너서부터는 쭉 뻗은 도로 옆으로 난 보행로가 따라서 펼쳐져 있었고, 이 직선 주로로 달리거나, 걷거나, 개를 산책시키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최근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재정비하려고 얼마 전부터 이 길을 달리고 있었다.

이윽고 신호가 바뀌고 옆의 청년이 튀어나갔다. 핑계지만, 나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에서 이제까지 보고 있던 동영상을 내리고, 이어폰으로 들을 음악을 켜고, 곡을 고르느라 출발이 늦었다. 그리고 몇 걸음 떼지 않아 아차 싶었다. 집을 나서기 전 고른 반바지의 고무줄이 늘어나 있었는데, 조이면 되겠다는 생각에 입고 나왔다가 막상 달리니 바지가 흘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가급적 청년과 속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조였다고 생각한 고무줄은 말을 듣지 않았고, 나는 고무줄을 다시 조였다가, 바지춤을 잡았다가, 상의를 바지 안으로 넣었다가를 부산스럽게 하다가 청년을 놓칠 뻔했다. 나중에는 될 대로 되라며 손을 놓고 마음껏 뛰어 추월에 성공했다. 그러자 청년이 속도를 높여 나를 다시 앞질렀다. 말 한마디 안 나눴지만 속으로 서로를 목표로 하고 있던 것이다. 나 역시 속도를 더 높였고, 그렇게 몇 차례 서로를 앞지르기를 반복하다가 흘러내리는 바지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속도를 줄여 그를 가게 놔뒀다.

그런데 웬걸, 그 청년은 얼마 안 있어 아예 멈춰버렸다. 애초에 단거리-중거리 정도만 뛸 생각이었던 듯했다. 바지를 움켜쥐고라도 꾸준히 뛰던 나는 그를 앞질렀고, 나중에 반환점을 돌아 완주하기까지 그를 다시 보지 못했다.

아무튼 단거리를 뛰려고 전력을 다하던 그를 따라잡겠다고 무리한 나는, 끝내는 목표한 장거리를 온전히 달릴 수 없었다. 처음부터 경주할 생각을 내려놓고 내 속도에 맞춰 뛰면 됐는데, 묘한 승부욕이 오늘의 흐름을 꼬아놨다. 반환점을 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뛰기를 멈추고, 요 근래 처음으로 코스에서 걸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주제가 중 하나인 코리아나의 <The Victoiry>가 이어폰에서 흘러나왔지만, 나는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정도인 3분 정도 걷다가 다시 뛰었는데, 꼴사납게도 한 손으로 바지를 부여잡은 채였다. 겨우 완주를 했지만, 회복에도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도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는 무언가를 할 때 준비 점검이다. 그 바지를 고르지 않았다면 이 고생은 안 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이 정도면 되겠지’가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며 최상의 것을 골라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최선을 주시고 최선을 다하시는데, 나는 대충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나의 경주를 하는 것이다. 원래 내 목표는 ㎞ 단위의 거리를 완주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초반에 천천히 달리기 시작해서 어느 정도 몸이 적응하면 속도를 올려야 한다. 초반에 힘을 많이 쓰면 나중에 몸이 멈춰버린다. 하지만 오늘 경쟁 심리가 발동하여 다른 사람과 경주를 했고, m 단위를 빠르게 뛰려는 상대에게 맞추다 보니 몸에 과부하가 걸렸다.

“사명은 각자 각자요.”(故 최춘선) 하나님께서는 각자에게 각자의 사명을 주셨다. 그 사명을 따라 푯대이신 그리스도를 보고 주어진 길을 자신의 보폭으로 달리면 된다. 괜히 옆사람이나 너머의 사람을 볼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경쟁할 일도 아니고, 질투할 것도 아니고, 무시할 것도 아니고, 스스로 비하하거나 높일 일도 아니다. 남을 참고할 순 있으나 따라갈 건 아니다. 나에게나 남에게나 무익하다 못해 해로운 곁눈질을 그치고, 푯대이신 그리스도께 시선을 고정하고 나의 경주를 하면 된다.

그러면 나의 사명은 무엇인가? 내가 목표로 해야 하는 푯대는 어디 있는가? 괴테는 “인생은 속력이 아니라 방향이다”라고 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면서 뛰면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사고가 날 만한 위험한 곳으로 간다. 그렇다면 내게 주신 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그리고 그 뜻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론은 간단하다. 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그것, 당연히, 바로 기도다. 오늘 청년부 모임에서도, 읽던 책에서도 모두 기도의 필요와 강조의 메시지가 있었다. 기도에 관한 수백 권의 책을 읽어도 기도를 직접 하지 않으니만 못하다고. 밥 쇼그렌과 빌‧에이미 스턴스 부부는 『열방을 품은 그리스도인』(좋은씨앗)에서 이렇게 썼다. “기도는 가장 기본적인 첫 단계이자,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단계다.”

셋째는 조절이다. 군대에서 썼던 자기 성찰 기록을 보면 자신을 치타 같다고 적은 내용이 나온다. 인생을 치타처럼 전력으로 달리고는 한참을 퍼져 있기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면서 깨달은 진부한 진리는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것이다. 한꺼번에 필요 이상의 공을 들여 자신을 소진해버리면, 정작 필요할 때 나설 수 없게 된다. 조금 천천히라도 조금씩 조금씩 가야 오래 가고, 그래야 역설적으로 더 멀리 간다.

무언가를 이룰 때, 단번에 격변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어떤 완벽주의자가 아무것도 못하는 건,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가 목표 대상이 자신의 견적보다 커서 아예 시작조차 안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명의 무게에 압도당하지 않고 작지만 조금씩 날마다 쌓아가다 보면, 하나님께서 그분의 때에 나를, 당신을,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걸, 일해오시는 걸, 일하신 걸 볼 것이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포기할까 봐 사람에게 한꺼번에 크고 많은 것을 보여주시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인생을 미리 보여주기보다 지금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래서 여리고를 7일 동안 7바퀴를 돌라고 하셨나 보다.

끝으로,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9)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소원을 사람에게 두시고 그 사람이 기도하고 행하게도 하시나, 내 실책과 잘못에도 당신의 뜻을 이루시기도 한다. 오늘 청년부 모임에서 선교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캄보디아 청년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저녁에 나는 달리기로만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묵상을 할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승강기 앞에서 오랜만에 캄보디아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쭘립쑤어.” 크메르어로 인사를 건네자 네 명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향하더니 씩 웃었다. 하나님께서 일하신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

 

<달리기>

"성경에 일렀으되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군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5:18)

사역 후원 및 자율 헌금: 하나은행 748-910034-87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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