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3.11.14.(화)
정리: 2023.11.14.(화)
요한계시록 22:16-21
나 예수는 교회들을 위하여 내 사자를 보내어 이것들을 너희에게 증언하게 하였노라 나는 다윗의 뿌리요 자손이니 곧 광명한 새벽 별이라 하시더라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 내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개역개정)
나의 묵상: 기적을 바라며
현재 시각은 오전 6시 10분을 갓 넘겼다. 요즘의 평소라면 절대 눈 뜨고 있지 않을 시간이다.
원래는 부친의 내시경 검사가 있어서 (내 기억으로는) 6시 반에 내가 보호자로 동행하기로 했다. 5시 40분에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즉시 일어났는데, 곧 그냥 자라는 말이 들려왔다. 나는 가야 한다면서 샤워를 시작했고, 6시쯤부터 욕실 밖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빨리 나오라는 말 같았다. 나는 곧 나간다고 했으나, 부친은 그냥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내가 급히 샤워를 마치고 나온 시각이 6시 10분이었다. 나는 곧바로 부친에게 전화를 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6시에 가는 거였다, 올 필요 없다는 말이었다. 이상하다. 6시 반이었는데(6시 반이 맞았으나 바꿨다고 한다). 아무튼 왜 같이 가냐는 질문에 나는 당연히 마취에서 깨면 비몽사몽하니까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으나, 무슨 비몽사몽이냐며 자신은 멀쩡할 거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부친은 받지 않고 끊어버렸다.
충격을 받고 여러 감정과 생각이 뒤섞였다. 부친의 급하고 화를 잘 내며 충동적인 성격에 대한 놀라움, 제대로 부친이 귀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 내가 방으로 들어오고 나서 구시렁대는 동생에 대한 짜증, 귀가한 뒤에 들을 불평과 여행에서 돌아온 모친의 나를 향한 원망과 잔소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피어올랐다.
오늘 부친의 반응으로 보면 아마 나와 병원에 가는 것부터 피하고 싶었던 듯도 하다.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테니까. 어쩌면 그게 나를 위한 거라고 여겼을 수도 있다. 내가 오늘 있을 면접을 내일로 미뤘다고 어제 말하자, 병원에 오지 말고 면접 보러 가라고 하기도 했었다. 더 자라고 배려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말 그대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 데 보호자가 불필요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이 추측들 일부나 전부를 합쳐서일 것이다.
사람이 간사한 게 일찍 일어났으니 이 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이 머릿속에서 돌아간다. 글을 적으며 달리기도 할까 했지만, 이내 몸이 잠을 원한다는 것을 감지했다.
다행히 나는 성경의 오라는 부름에 반응하고, 원하기 때문에 생명수를 값없이 받는다. 그런데 부친은 이 생명수를 원할까. 완고하고 완악한 사람이라면, 끝까지 거부하는 마음을 지킨다면, 유기된 게 아닐까. 물론 이런 추정이야말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외면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고, 이를 가장 기뻐하시며, 성령으로 사람의 마음을 녹이시는 분이다.
하지만 최근 발달장애나 자폐가 심한 경우나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 복음을 이해하는 게 가능할 것인가 의문이다. 내 제한된 시각으로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를 감화하신 하나님께서 내 생각을 뛰어넘는 기적을 주실 것 또한 작게나마 기대한다. 하나님께서 나의 믿음 없음을 불쌍히 여기시기를, 바라는 거들의 실상이 되는 믿음 주시기를, 하나님께서 정말로 놀라운 일을 부친과 동생에게 속히 이루시기를, 요한계시록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 당장은 부친이 무사 귀가하고, 검사 결과가 순조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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