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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2023.01-04

출애굽기 5:1-9 | 두 파라오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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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1.22.(일)
정리: 2023.01.22.(일)


출애굽기 5:1-9

그 뒤에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나의 절기를 지켜야 한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주가 누구인데, 나더러 그의 말을 듣고서, 이스라엘을 보내라는 것이냐? 나는 주를 알지도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도 않겠다." 그들이 말하였다.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광야로 사흘길을 가서, 주 우리의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님께서 무서운 질병이나 칼로 우리를 치실 것입니다." 이집트의 왕은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모세와 아론은 들어라. 너희는 어찌하여 백성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느냐? 어서 물러가서, 너희가 할 일이나 하여라." 바로가 말을 이었다. "그들이 이집트 땅의 백성보다도 더 불어났다. 그런데도 너희는 그들이 하는 일을 중단시키려 드는구나." 바로는 그 날로, 이스라엘 백성을 부리는 강제노동 감독관들과 작업반장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는 벽돌을 만드는 데 쓰는 짚을 더 이상 이전처럼 저 백성에게 대주지 말아라. 그들이 직접 가서 짚을 모아 오게 하여라. 그러나 벽돌 생산량은 이전과 같게 하여라. 만들어 내는 벽돌의 수가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게을러서, 그들의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러 가게 해 달라고 하면서 떠든다. 그들에게는 더 힘겨운 일을 시키고, 그 일만 하게 하여서, 허튼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하여라." (새번역) 

 

나의 묵상: 두 파라오

파라오에게 이스라엘은 필요한 노동력이었다. 그의 말마따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 본토인들보다 인구가 많아졌다면, 게다가 이들이 본토인들이 부릴 수 있는 노예 민족 또는 하층민이라면, 값싼 임금으로 일을 시킬 수 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면 국가 경제가 휘청일 정도로 크나큰 손실일 것이다. 또한 앞서 이집트인들이 두려워한 대로,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적과 연합하여 이집트를 공격한다면 그것대로 큰일이었다. 요셉을 알던 파라오 왕조는 힉소스 민족으로, 이스라엘과 같은 셈족이었다. 현 왕조가 힉소스 민족을 몰아내고 이집트를 탈환했는데, 다시 외세의 지배를 받는다는 건 끔찍한 상상이었다.

하지만 이 파라오가 간과한 게 있다. 요셉을 알던 파라오는 요셉만 안 것이 아니라 요셉과 그 아버지 야곱의 하나님을 알았다. 이방인이자 노예 출신인 요셉을 등용하는 등 인종과 신분의 구별 없이 인재 활용을 했고, 이집트 전역의 백성들이 기근으로 고난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근동의 다른 민족들이 양식을 얻으려고 교역하러 왔을 때도, 이집트만 잘 살면 된다면서 문을 걸어 잠그지 않고 흔쾌히 거래에 응했다. 이민 온 이스라엘에게는 정착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기근으로 이주 온 다른 민족들에게도 땅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이 파라오에게 이스라엘을 비롯한 여러 민족들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웃이었다.

하지만 요셉을 모르는 이 왕조의, 특히 모세와 아론을 대면한 이 파라오는 힉소스 등을 눌러야겠다고 생각한 것인지, 관할 및 영향 아래 있는 민족들을 가혹하게 대했다. 특히 영토 내에 있던 이스라엘은 동료나 이웃이 아니라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했고, 저렴하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귀한 자원이었다. 즉, 사람을 사람으로 본 게 아니라 노동‘력’으로, 이웃이 아니라 노예 이하로 본 것이었다. 유목민 출신에 대한 공포와 꺼리는 마음, 포비아도 이러한 인식과 대우에 한몫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남으로 대해 떠나보내지도 않고, 원래 자신들의 것도 아닌데도 자신들의 손에 들어온 노동력을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말하는 가축으로 대하는 건 하나님을 모르는 인간 권력자가 할 법한 발상이다. 먼 훗날 존 뉴튼은 노예 무역선 선장이었다가, 회심하고 사제가 되었고, 영국 의회에서 노예 무역 폐지를 주도한 윌리엄 윌버포스의 스승이 되었다. 그는 노예 무역이 ‘죄’라는 걸 몰랐다가 하나님을 알고 그것이 죄라는 걸 통렬히 깨달았고, 이런 끔찍한 자신 같은 죄인을 용서하고 살리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를 찬양했다.

본문으로 돌아와서, 이때의 파라오가 하나님을 알았다면 존 뉴튼 이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열방에 전하고, 이스라엘과 우호 관계로 지내며 하나님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외교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완악하게 하였고, 느부갓네살이나 고레스가 될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는 하나님을 모른 채 여호와가 누구냐고 모욕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이스라엘에게 당신이 누구신지를 알려주신 것처럼 파라오와 이집트에도 알려주실 것이다. 이들이 회심했다면 손에 나병이 났다가 회복된 모세처럼 회복했을 것이나, 이들은 그러기를 포기하고 이집트를 빠져나가는 이스라엘을 군대로 추격하기까지 한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모르고 마음을 완악하게 하는 비그리스도인들의 돌 같이 굳은 마음을 성령께서 살 같이 부드럽게 하사, 하나님 말씀의 열매 맺게 하시기를. 또한 하나님을 안다면서 하나님을 모르는 노예 주인처럼, 세상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게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이켜 주시기를. 그리고 우리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웃과 내가 할 일들 대신 해주는 고마운 사람으로 여기고 있는지, 아니면 함부로 해도 되는 노예나 기계로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시기를. 율법이나 발람의 일화는 보면 하나님께서는 가축도 귀하게 여기시는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을 같은 사람이 학대하는 건 곧 하나님을 학대하는 것일지니.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 그들도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 25: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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