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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 2023.01-04

출애굽기 6:1-13 | 순종의 결과가 엉망일 때

by 조나단 브레이너드 202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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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1.25.(수)
정리: 2023.01.26.(목)


출애굽기 6:1-13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너는, 내가 바로에게 하는 일을 보게 될 것이다. 틀림없이 그는 강한 손에 밀려서, 그들을 내보내게 될 것이다. 강한 손에 밀려서야, 그들을 이 땅에서 내쫓다시피 할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주'다. 나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한 하나님'으로는 나타났으나, 그들에게 나의 이름을 '여호와'로는 알리지 않았다. 나는 또한, 그들이 한동안 나그네로 몸붙여 살던 가나안 땅을 그들에게 주기로 그들과 언약을 세웠는데, 이제 나는 이집트 사람이 종으로 부리는 이스라엘 자손의 신음소리를 듣고, 내가 세운 언약을 생각한다. 그러므로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라. '나는 주다. 나는 이집트 사람들이 너희를 강제로 부리지 못하게 거기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고, 그 종살이에서 너희를 건지고, 나의 팔을 펴서 큰 심판을 내리면서, 너희를 구하여 내겠다. 그래서 너희를 나의 백성으로 삼고,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될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내가 주 곧 너희를 이집트 사람의 강제노동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하나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기로 손을 들어 맹세한 그 땅으로 너희를 데리고 가서, 그 땅을 너희에게 주어, 너희의 소유가 되게 하겠다. 나는 주다.'"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와 같이 전하였으나, 그들은 무거운 노동에 지치고 기가 죽어서, 모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너는 이집트의 왕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을 그의 나라에서 내보내라고 하여라." 이에 모세가 주님께 아뢰었다. "이스라엘 자손도 저의 말을 듣지 않는데, 어찌 바로가 저의 말을 듣겠습니까? 저는 입이 둔하여 말을 할 줄 모릅니다."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라고 명하셨는데, 이 사실을 이스라엘 자손에게도 알리고 이집트 왕 바로에게도 알리라고 모세와 아론에게 명하셨다 (새번역)

 

나의 묵상: 순종의 결과가 엉망일 때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을 때, 하나님께 나를 던졌지만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것 같을 때,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고 심지어 배신했다고 느낄 때가 있다. 현실도 닫히고, 내 마음도 닫힌다.

모세는 다행히 전처럼 홀로 판단해서 도망가지 않고 자신을 몰아세운 당사자인 하나님께 토로했다. 적어도 원망이라도 하나님을 향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의에 빠질 때 하나님께 따지기보다는 차라리 하나님께 귀를 닫고 숨어버리는데, 이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고 하나님 앞에서 숨으려 한 것과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은 시도다.

은혜의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찾으시고, 욥의 부르짖음에 나타나시며, 모세의 탄원과 항의에 응답하시고, 도망가다 쓰러져 자신을 죽여달라던 엘리야를 돌보시고 일으키신다. 본문의 모세에게는 언약을 상기시키신다. 상황의 담벼락에 막혀 잊던, 의심하던 그 언약을 다시 말씀하시며, 하나님의 하나님이심과 언약을 반드시 이루실 것 역시 말씀하신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나타나시고 말씀하실 때 의심과 두려움은 걷히고 확신이 자연스럽고도 충만하게 일어난다. 하나님께서 거짓 없이 진실하시고, 약속을 이루실 의지와 능력이 충만하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모세는 다시 힘을 얻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다. 하지만 하나님보다 현실의 무게가 더 가까운 이스라엘 자손에게 모세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적을 보이실 땐 하나님께 경배했으나, 말로만은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단회적이 아니라 양상이 되어 이후 40년 동안 광야에서 꾸준히 반복된다.

반복되는 현실의 담벼락에 부딪히자 모세는 또 좌절했다. 이건 안 되는 거다. 불가능하다. 그는 하나님께 또 따졌다. “(하나님께서 하란 대로) 해봤더니 안 되던데요.”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하라”로 답하신다. 하지만 모세는 멈추지 않는다. “이스라엘 자손도 제 말을 안 듣는데, 파라오라고 제 말을 듣겠습니까?”라며 현실에 비추어 결과를 예측하고 하나님을 설득하려 한다.

하나님의 답은 여전히 “하라”였다. 모세는 자신이 예상하거나 원하는 결과가 나오든 안 나오든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걸 하면 된다. 결과를 예상할 필요도 없다. 하나님께서 하신다 한 걸 믿으면 된다. 이삭을 바치던 아브라함의 믿음이 그러했다. 그는 하나님의 선하심, 신실하심, 의로우심을 믿었다. 하나님의 성품과 의지와 능력과 계획과 약속을 믿고서,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최선으로 이끄실 것을 믿었다.

반복되는 좌절 속에 그래도 소망이 있는 건, 모세는 하나님과 대화를 했다는 것이다. 다시, 또. 하나님이 못 미덥고, 나를 버렸고, 외면했고, 심지어 나를 가지고 장난치는 거냐고 따지고 싶을 때, 하나님께 따졌다. 속으로 앓기보다, 침묵하기보다, 혼자 투덜대기보다, 자신이 하나님을 외면하고 버리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불평하기보다, 불평과 탄원이라도 하나님께 말을 거는 것이다. 하나님이 안 느껴지고 안 보일 때, 영혼의 깊은 밤 속에서도 성도가 반드시 견지해야 할 태도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도 하나님께 뭐라도 말을 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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