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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병78

2009.11.03. 증오를 끊고 사랑으로 벌목 작업을 나갔는데 작업조에 ‘그 사람’이 있었다. 나는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불만을 가졌다. 그러나 작업 현장에 가서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사랑한다면 함께하는 것부터 즐겁지 않겠는가.  작업 중간에 그가 간식거리를 사왔다. 나는 가위바위보에서 이겨 호빵을 하나 더 먹었다. 남들보다 두 배를 먹은 만큼(빅파이는 하나밖에 못 먹었지만) 두 배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절의 영감(왕하 2:9)이 내게 있기를.  작업 도중에 그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기까지 했다. 왠지 기분이 풀렸다. 남들처럼, 인격적으로 대해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여전히 무서운 사람이고 전부터 해오던 대로 시비조의 말을 툭툭 던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를 대하는 마음은 다를 것이다. .. 2024. 6. 30.
2009.11.01. 자기 깨어짐 OO이가 중대원들에게 비친 내 모습과, 중대 군종병인 나에 대한 실망과 불만을 이야기했다. 전세 역전이었다. 자신의 흡연 문제로 힘들어하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제는 나를 정죄했다. 그날에 니느웨 사람이 일어나 유대인을 정죄한다는 말의 예표 같았다. 나는 내가 얼마나 내 것을 움키려 하고 놓지 않으려 하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실책을 범해왔는지 떠올렸다. 고통스럽고 부끄러웠다.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너무나 부끄러웠다. 내 전투복 왼쪽 가슴에 십자가가 수놓인 군종 마크를 떼고 싶었다. 이전에 간혹 돌던 마음처럼 시쳇말로 때려치우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달고 있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2024. 6. 28.
2009.10.31. 인간의 가공 무엇이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은 아름다우나, 그것이 –주의가 되고 신봉하면 교만이 나타난다. 2024. 6. 27.
2009.10.31.(새벽) 거울 보기 나는 언젠가 김OO 형제에게 전임 군종병인 김XX 형제를 용서하고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정직한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김OO 형제가 김XX 형제에게 가진 마음처럼 ‘다시 안 볼 사람’으로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2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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